소비자인사이트 :: 임대료 공방에 심사 논란까지…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업계와 잇단 갈등

뉴스

서비스

임대료 공방에 심사 논란까지…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업계와 잇단 갈등

기사입력| 2018-06-05 09:01:13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3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자 입찰 발표에서, 가장 높은 입찰액을 써낸 롯데면세점이 탈락하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2월 롯데면세점이 철수했던 제1터미널 'DF1'(향수·화장품: 기존의 DF1과 DF8 통합) 권역과 'DF5'(피혁·패션) 권역에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1~2위 복수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면세점협회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인도장의 고율 임대료가 부당하다며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등 면세점업계와 인천공항공사 간 치열한 공방전이 예고되고 있다

▶ 최고액 써낸 롯데, 탈락에 충격…세부 심사 기준 공개 안 해 '논란'

이번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 사업자 입찰에서 롯데면세점은 총점 100점 중 40점에 해당하는 입찰액 평가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도 탈락했다. 'DF1'에서는 롯데 2805억원·신세계 2762억원·신라 2202억원·두산 1925억원이 제시됐고, 'DF5'에서도 롯데 688억원·신세계 608억원·두산 530억원·신라 496억원 순으로 롯데가 입찰액으로는 압도적 1위였다.

특히 롯데면세점 측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이 이번 입찰에서 철수 페널티 부과에 대해 세부적인 감점 수준을 제시하지 않은 데다, 세계 면세점 2위 사업자인 롯데의 사업 능력이 평가 절하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불복을 뜻하는 소송은 현재 고려중이지 않지만,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다각적인 대응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해당 업장에서 사업권을 철회한 롯데에 특허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입찰이 진행된 이상 투명한 심사가 전제돼야 잡음이 없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지난달 30일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사업제안서보다는 입찰 금액에 따라 사업권이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과 발표에서 사업제안서 부분에서 큰 차이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4일 입장자료를 통해 "㈜호텔롯데가 60%를 차지하는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4개 입찰 참여 업체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서 "내·외부 평가위원들 대부분이 ㈜호텔롯데의 사업제안서와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좋지 못한 평가를 내린 것이 확인됐다"고 평가위원 구성 및 운영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심사에 대한 세부 항목에 대한 결과표가 공개되지 않는 이상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개선안도 시내면세점에 집중된 만큼, 공항면세점 선정 제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 논란'…공항공사 상대 부당이득 반환 소송까지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논란은 최근 '긴 대기시간' 등으로 이용객들의 컴플레인이 끊이지 않았던 면세품 인도장 문제에도 불똥이 튄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점업계가 면세품 인도장의 성격을 두고, 임대료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지난달 17일 한국면세점협회는 인천공항 면세점 인도장의 고율 임대료가 부당하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현재 면세점 인도장에는 매출에 따라 0.6%대의 임대료가 부과되고 있다.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면세품 인도장은 면세점에서 판매된 제품의 국내 부정 유출을 막기 위한 지정장치장에 해당하므로 공항의 다른 공공시설물과 같은 낮은 고정임대료를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면세점들의 입장이다. 인천공항 개항 당시인 2001년 10억원 수준이었던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는 지난해 37배 이상 증가한 378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 징수방식 개선조정안을 제출했으며 공사를 상대로 면세점 인도장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또한 인천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에 면세품 인도장 면적을 확대하고 위치도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는 "면세품 인도장이 공공서비스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면세점업체들의 '사적 영업시설'로 봐야 한다"면서, "고정임대료가 아닌 매출에 따른 임대료율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와 관련해서 입주업체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토지임대료를 놓고 해외 물류회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는가 하면, 올 초에는 제2여객터미널(T2) 점포 임대료를 둘러싸고 은행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