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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간 편의점 출점, 앞으로는 50~100m 떨어져야…거리제한 18년만에 부활

기사입력| 2018-12-04 14:58:06
앞으로는 경쟁사 간 편의점 출점이 50~100m는 떨어져야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편의점 점주들은 아쉽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편의점 본사는 환영을 표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밀화 해소를 목적으로 편의점 업계가 합의한 자율 규약을 사상 처음으로 승인했다고 4일 밝혔다. 출점·운영·폐업에 걸친 전 과정을 아우르는 자율 규약은 전국 편의점의 96%에 적용돼 제대로만 이행된다면 포화상태인 편의점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출점 단계에서는 근접 출점을 최대한 하지 않기로 했다. 출점 예정지 근처에 경쟁사의 편의점이 있다면 주변 상권 입지와 특성, 유동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관심을 끈 거리 제한은 구체적인 수치를 담지 않고 '담배 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 제한' 기준을 따르기로 했다. 담배판매소 간 거리 제한은 담배사업법과 조례 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별로 50∼100m다.

원칙적으로 경쟁사끼리 50∼100m 출점 제한 거리를 두지만, 유동인구가 많거나 밀집된 상권이라면 예외가 있을 수도 있다. 업체들은 가맹 희망자에게는 경쟁 브랜드 점포를 포함한 인근 점포 현황 등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운영 단계에서 각 참여사는 가맹점주와 공정거래·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하고 상생발전에 필요한 지원을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 직전 3개월 적자가 난 편의점에 오전 0∼6시 영업을 하도록 강요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당한 영업시간 금지도 규약에 담겼다.

폐점 단계에서는 가맹점주의 책임이 아닌 경영악화 때 영업위약금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희망폐업'을 도입한다.

이번 자율 규약은 CU(씨유),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 한국편의점산업협회 5개 회원사와 비회원사인 이마트24도 동참해 국내 편의점 96%인 3만8000개에 효력이 발생한다.

참여사는 '규약심의위원회'를 설치한다. 규약위반행위가 생긴다면 결정문을 위반회사에 통보하고, 위반회사는 15일 안에 시정계획서를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공정위는 이러한 자율 규약이 실효성 있게 이행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율 규약은 업계 스스로 출점은 신중하게, 희망폐업은 쉽게 함으로써 과밀화로 인한 편의점주의 경영여건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 자율규약안에 대해 편의점 업계와 실제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 간에는 상당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대외적으로는 '이 정도면 실효적'이라고 수용하는 분위기지만 점주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주류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 과밀화된다거나 무분별하게 출점한다는 내용은 업계에서도 일부 인정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근접출점을 제한한 이번 대책은 실효적인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점주들은 담배 소매점 거리 제한이 준용된 것으로는 과밀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며 이번 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계상혁 전국 편의점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당초에는 동일 브랜드에서 출점 제한 원칙으로 삼고 있는 250m를 타 브랜드에도 적용할 것을 주장해왔지만 거리를 지정할 수 없다고 해서 담배 소매점 거리 제한을 준용하기로 한 것"이라며 "150∼200m는 돼야 확실한 상권 보호가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어 폐점 위약금 부분에 관해서도 "현재는 폐점 시 본사가 점주에게 미래수익까지 청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망해서 나가는 사람에게 미래수익을 달라는 것은 말이 안 되고, 매출이 부진한 점포에 대해서는 본사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만큼 정당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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