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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외친 GS25, 가맹점주와 소통 없이 전액반품제 일방 폐지로 '구설'
기사입력| 2017-11-30 07:57:27
편의점업계 2위인 GS25가 '상생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7월 편의점 업계 중 가장 먼저 상생안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던 GS25이지만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사전 소통 없이 전액 반품 지원 품목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혀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첨예화 되고 있는 것. 특히 GS25가 지난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발표된 이번 변경안이 반품 지원 축소를 통해 경비를 아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더해지며 가맹점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여기에 GS25가 지난 7월 발표한 상생지원책도 '실효성이 거의 없는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더욱 곱지 않다.
조윤성 GS25 대표는 지난 6월 한국편의점산업협회 13대 회장으로 선임된 뒤 "가맹점주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밝혔지만 그 약속은 벌써 상처가 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CU(씨유)가 점포수 1만2359개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GS25(1만2309개), 세븐일레븐(9195개), 이마트24(2376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사전 협의도 없이 통보한 반품 제도 변경안, 뭐가 그리 급했나
GS25는 내년 1월부터 전액 반품 지원 품목제를 폐지하면서 발주 금액 5%를 돌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반품 제도 변경안'을 가맹점들에게 최근 공지했다.
현재 전액 반품을 허용하는 품목은 스타킹, 양말, 우산, 위생용품 등 유통기한이 길거나 없는 공산품 및 비식품과 GS25가 판매하는 냉장·냉동식품 중 냉동만두, 냉동밥, 햄, 안주류 등 60% 가량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들이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판매가 부진한 냉장·냉동식품을 반품할 경우 해당 금액을 본사 차원에서 환불해 줬다.
이는 운영과 마케팅에 대한 가맹점들의 부담을 본사가 나눠 갖고 적극적인 발주를 유도해 매출 규모를 최대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타 편의점들이 기간별 지원금액 상한선을 정하거나 특정 제품에 일정 비율 금액으로만 폐기 비용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GS25만의 독보적인 이점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변경된 지원안에 따르면 품목을 막론하고 전액 반품 지원은 폐지된다. 대신 업주가 매입하는 냉장·냉동식품 금액의 5%를 발주지원금 명목으로 돌려준다. 또 전액 반품 품목을 제외하고 현재 월 최대 5만5000원인 상온식품 및 비식품 반품 지원 상한액이 월 최대 8만원으로 증액된다. GS25 측은 "이번 제도 개선은 일부 점포가 전액 반품 지원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가맹점주들은 "전액 반품 지원으로 재고 부담 없는 발주가 가능했던 GS25만의 장점이 사라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품 회전이 빠른 대형 편의점 입장에서는 발주지원금을 주는 새 제도가 이익일 수 있지만 일정량의 재고를 안고갈 수밖에 없는 대다수의 소형 점포 입장에서는 제품 수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해진다는 것. 결국 제품 구색이 궁색해질 수밖에 없고 타 편의점과의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가맹점들과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돼 가맹점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앞에선 가맹점주를 위한다지만 뒤로는 다른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GS25의 속내가 의심쩍다는 것이 중론이다.
▶9000억원 상생안도 생색내기용?
이번 변경안을 두고 일부에서는 GS25가 최근 악화된 경영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S25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14.3% 늘어난 1조6013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8% 감소한 64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은 무려 10분기 만이었다. 여기에 3분기 역시 매출은 1조7294억원으로 전년대비 13.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또다시 전년대비 4.5% 감소했다.
결국 GS25가 영업 손실에 따른 손해를 전액반품제도 변경을 통해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GS25 측은 일부 점포의 전액 반품 지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품 지원안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본사의 관리 부재를 전체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GS25 측은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새 제도를 적용하면 대다수 점포가 종전보다 이익을 볼 것이고 본사는 비용이 더 들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변경안에 대해 가맹점주들에게 설명을 막 시작한 단계라 일부 오해가 생겼다. 변경안에 문제가 있다면 보완책을 적극적으로 마련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 앞서 GS25가 지난 7월 발표한 9000억원 규모의 상생안도 그 진정성에 의심의 눈초리가 있다. GS25는 최저임금 인상 리스크 속에 전국 가맹점들을 위해 가맹점주 최저수입 보장 확대를 위한 400억원 지원, 심야시간 운영점포 전기료 350억원 지원, GS25 점주수익 극대화를 위한 매출 활성화 솔루션 구축비 5000억원 투자 등 5년간 9000억원 넘는 돈을 내놓기로 했다.
GS25가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통 큰 결정을 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상생안이 허점투성이의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 연간 5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확대된 가맹점주 최저수입 보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분과 각종 영업비용을 제외하면 점주의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매달 100만원도 안될 수 있어 '착시효과'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전기세 지원 역시 주간 영업만 하는 점포는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점포운영 효율화 방안은 원래 하려던 사업에 5000억원이란 투자액을 붙인 재탕에 불과하다는 것.
이런 지적과 관련해 GS25 측은 "상생안을 위해 연간 750억원을 지원하게 되는데 이는 연간 영업이익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거액"이라며 "상생안이 모든 점주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지만 대전제는 제일 힘든 점포부터 지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GS25 측의 적극적 해명에도 점주들 입장에서는 상생안이나 전액반품제도 변경이 매출 증대에 즉각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만큼 GS25가 외친 상생에 대한 의심을 지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