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식 오픈한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고객들을 집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 개장으로 유통업계 지각변동을 가져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24일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으로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다른 쇼핑·레저 시설은 물론 '온라인'과의 경쟁을 선언한 것이다.
일주일의 프리오픈 기간 동안 45만명이 방문해 화제를 모은 스타필드 고양은 정용진 부회장이 주도한 유통 브랜드들이 총망라된 집약체이면서,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신개념 쇼핑테마파크'다. 스타필드 고양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대폭 확대해 단순 쇼핑몰을 넘어 체험하고 즐기는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확대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콘텐츠를 고민하는 황제'에서 '콘텐츠를 완성해가는 황제'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쇼핑몰업체 터브먼센터스사의 로버트 터브먼 회장은 지난해 9월 스타필드 하남 오픈 기념식에서 정 부회장에 대해 '콘텐츠를 고민하는 황제'라고 극찬한 바 있다.
▶쇼핑 넘어선 콘텐츠…'진화된' 쇼핑테마파크
정용진 부회장은 혁신적 콘텐츠들을 통해 유통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이다. 그 정점에 있는 스타필드 고양은 전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쇼퍼테인먼트'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불과 11개월전 쇼핑몰과 테마파크를 본격 접목한 스타필드 하남과 비교해서도 스타필드 고양은 더 진화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정 부회장도 24일 개장식에서 "스타필드 고양은 지금까지의 쇼핑몰 구성과 운영의 시행착오를 보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타필드 고양에는 노브랜드, PK마켓,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오프프라이스 백화점인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물론 키즈 맨즈 전문숍 등 다양한 쇼핑 콘텐츠가 즐비하다. 그러나 더욱 눈에 띄는 것은 맛집과 함께 '놀이터' 역할을 하는 콘텐츠들이다.
쇼핑을 제외한 엔터테인먼트·식음료·서비스 등 즐길거리 콘텐츠 비중을 30%로 끌어올리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스타필드 고양의 실험이 수익성에서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정 부회장은 과감한 선택으로 쇼핑몰의 개념을 바꿨다. 개장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다음에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더 확대할 것"이라며 "앞으로 40% 정도까지는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세계 측은 "스타필드 하남 오픈 시에는 야구장이나 테마파크·리조트가 경쟁 상대였다면, 지금 가장 큰 라이벌은 온라인"이라면서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집객 콘텐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온라인으로 쇼핑과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을 불러내 오감 만족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쇼핑몰에서의 체류시간을 늘려 자연스럽게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 사업의 목표는 고객들을 집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라며 "온라인이 유통시장을 점점 장악하면서 고객들이 집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데 이런 경험적인, 감동적인 시설이 아니면 고객을 바깥으로 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식상하지 않은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을 유혹하는 '매력적 체험 콘텐츠'
고객을 '집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정용진 부회장의 계획은 스타필드의 체험 콘텐츠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켰다. 우선 몸으로 즐기는 콘텐츠가 더 풍성해지고 규모도 확대됐다. 대표적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공간 스포츠몬스터에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3대3 농구 정식 구장을 마련해 붐조성을 선도하는가 하면, 영국의 키즈스포츠 아카데미 'SOCATOTS'를 선보인다.
특히 3대3 농구의 경우 정식 리그 출범을 앞두고 젊은 층으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블록 체험 공간인 '브릭 라이브'와 최대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키즈 테마파크 '토이킹덤 플레이' 등 키즈 관련 콘텐츠를 대거 확대했다. 아울러 전망 좋은 루프탑에 아쿠아필드를 배치해 '보는 즐거움'을 더하기도 했다. 볼링·당구·다트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펀시티'와 온 가족이 골프를 체험할 수 있는 스크린 골프장 '데이골프'도 첫선을 보였다.
이 뿐 아니다. 새로운 것과 희귀한 것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놀이터도 마련했다. 드론·로봇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일렉트로마트 및 전기차와 전기자전거를 전시·판매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코너를 통해 트렌드세터로서의 면모를 발휘하는 한편, 희귀 아이템 마니아층을 겨냥한 '하우디' 오프라인샵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하려고 애썼다.
한편으로는 100여개의 맛집 또한 '스토리가 살아있는' 인테리어로 맛은 물론 멋을 덧입혀 오감이 풍성한 공간으로 꾸몄다.
▶'한국 유통업계의 스티브 잡스' 정용진 부회장, 다음번 혁신 콘텐츠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스타필드와 같은 복합쇼핑몰이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돼 매출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한 지역 상권과의 상생 문제로 갈등을 빚는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스타필드 고양의 경우 로컬상생스토어 마련 등을 통해 큰 잡음 없이 오픈해 최성 고양시장이 신세계그룹의 상생 노력과 일자리 창출 등에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오픈할 타 지역들이 모두 순탄하게 오픈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스타필드 안성과 청라 등을 준비 중인 정 부회장은 "지역사회의 상생과 발전에 이바지하고 함께 성장을 꿈꾸고 이뤄나가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상생의 의지를 다졌다.
한편 정 부회장은 24일 "내년 상반기에는 온라인·해외 진출과 관련해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한국 유통업계의 스티브 잡스'에 비견되며 유통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이 이번에는 어떤 콘텐츠로 세상을 놀라게 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