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분양시장은 '로또' 아파트 열풍 속에서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114가 27일 발표한 '2018년 아파트 분양 선호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내에 아파트 분양을 받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76.8%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6.3%포인트 늘었다.
이는 시세차익 기대감과 새 아파트 선호로 청약 열기가 식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2018년 하반기에도 선호지역·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청약 편중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청약제도가 까다로워지고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 통장 사용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후분양로드맵을 담은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 수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공공분양 아파트에 후분양을 점차 적용하고 민간 분양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정책 발표가 하반기 분양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후속 정책 발표에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는 전국 32만3081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상반기(17만5897가구)와 비교해 83.67% 증가한 물량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 미등록 분양대행업 금지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계획 물량의 일부가 하반기로 연기됐다. 특히, 하반기에는경기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화성시, 수원시, 성남시 위주로 10만6254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은 3만7197가구, 인천은 3만3395가구가 분양 대기 중이다. 지방에는 부산(3만103), 경남(1만6911)에 공급이 집중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4.23대 1로 2017년 상반기(10.52대 1)대비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75.87대 1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대전 서구 탄방동 e편한세상둔산1단지(321.36대 1)와 e편한세상둔산2단지(241.91대 1)가 흥행하며 대전 분양시장을 견인했다. 대구·세종·서울에서 높은 청약열기를 나타낸 반면 경북·충남·충북 등 지방에서는 한자리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제주는 0.15대 1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제주는 최근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지만 분양시장은 여전히 침체를 겪고 있다.
미달된 물량도 상당했다. 상반기 청약경쟁률이 집계된 179개 단지 중 61곳은 미달돼 분양 시장의 양극화를 여실히 드러냈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당산동5가 당산센트럴아이파크(79.9대 1),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49.98대 1) 등 서부권에서 성적이 좋았다. 경기에서는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금성백조예미지3차(106.81대 1)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지방에서는 대전, 대구, 세종에 청약수요가 몰렸다. 단지별로는 대구 중구 남산동 e편한세상남산이 평균 346.51대 1의 경쟁률로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대구 수성구는 투기과열지구 지정 후 첫 분양을 개시했다. 범어센트레빌(77.31대 1)이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으나 투기과열지구 내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해 일부 미계약 가구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종에서는 세종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109.25 대 1), 트리쉐이드리젠시(55.38 대 1)가 수요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세종불패'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전국 3.3㎡당 평균분양가는 1289만원으로 2017년 하반기 1207만원과 비교해 약 7% 비싸졌다. 오른 분양가지만 기존 아파트 가격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며 분양 아파트에 대한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수도권 공공택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으며 민간택지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심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로또아파트' 열풍이 거세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분양한 경기 하남시 망월동 미사역파라곤은 억단위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8만개가 넘는 청약 통장이 몰렸다.
부동산114는 "올해 하반기에도 분양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와 함께 입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지역에 수요가 몰리는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114 선주희 선임연구원은 "예비청약자는 무주택 여부, 예상 가점, 청약 1순위 요건 등을 고려해 청약에 나서야 하며 8·2대책 이후 대출이 까다로워지고 전매제한이 강화됐기 때문에 장기적인 자금조달계획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던 미분양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도 증가세다. 2017년 4월 9587가구까지 감소했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018년 4월 기준 1만2683가구로 1년 새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주희 선임연구원은 이에대해 "분양시장은 한쪽에서는 활황세지만 다른 쪽에서는 냉랭하다"며 "청약 열풍에 휩쓸린 '묻지마 청약'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