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
경기불황으로 외식 대신 간편식 찾는다…이젠 안주도 집에서
기사입력| 2018-06-07 08:16:52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으로 외식 대신 간편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술안주까지 간편식을 이용하면서 냉동 안주 간편식 시장은 무려 6배나 커졌다.
6일 식품업계 및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레스토랑 메뉴의 대명사인 스테이크류 간편식(냉동 양식반찬) 시장 규모는 2016년 129억원에서 지난해 202억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1∼3월에만 48억원 규모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42억원보다 6억원이 올라갔다.
냉동 피자 시장도 급성장을 거듭해, 2016년 270억원에서 지난해 890억원으로 무려 3.29배나 성장했다. 올해 1∼3월 시장 규모는 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0억원보다 무려 50%나 성장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밥 한 끼를 먹어도 씀씀이를 줄이면서 맛도 챙기자는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족'이 늘어난 덕분으로 분석된다"며 "1인가구의 증가 또한 관련 시장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에 따라, 관련 브랜드의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간편식 브랜드 '고메'는 지난해 연 매출 1000억원대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연간 매출 2000억원으로 목표치를 2배나 올려 잡았다.
2015년 12월 처음 선보인 이 브랜드는 지난달 2년 5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함박스테이크 제품의 경우 2016년 출시 첫해 1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280억원어치를 팔았다. 출시후 누적 매출은 올해 4월 말 현재 500억원에 600만 봉 이상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고메는 스테이크, 치킨, 스낵, 피자 등 주로 외식으로 맛보던 메뉴를 주로 선보인다. 셰프의 노하우를 담아 전문 식당의 맛을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점이 소비자에게 어필했다"고 밝혔다.
한편 간편식은 시장이 확대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종류가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메뉴 또한 집에서 쉽게 먹을 수 없던 '특별함'을 추구하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중 요즘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는 '안주'다.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냉동 안주 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76억원에서 지난해 494억원으로 무려 6배나 커졌다. 대상 청정원은 2016년 안주 간편식 브랜드 '안주야(夜)'를 선보인 이래 지난해에는 매출 6배 신장에 힘입어 관련 시장 68%를 점유하고 있다.
안주야는 '논현동 포차스타일'을 콘셉트로 무뼈닭발, 불막창, 매운껍데기를 비롯해 직화곱창, 마늘근위, 주꾸미볶음 등 다양한 안주 제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상 청정원 관계자는 "과거 소비자들이 사정간편식에 거는 기대가 '직접 요리하지 않는 간편함' 정도였다면, 이젠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는다"며 "소비자의 높아진 기대치를 따라가기 위해 닭발이나 막창 등 전문 음식점이 아니면 접하기 어렵고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메뉴로 시선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풀무원 역시 쌀국수, 파스타, 라멘(일본 라면), 냉면, 냉동밥 등 다양한 간편식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특히 '생가득 평양 물냉면'은 남북관계 이슈를 타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매출이 3배나 뛰기도 했다.
풀무원은 "냉동밥은 과거엔 볶음밥 종류가 대세였으나, 높아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며 "'소고기 버섯 비빔밥'은 올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73% 성장했다"고 설명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