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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몰카 파문 에어부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이미지 추락으로 연내 상장도 먹구름?

기사입력| 2018-04-19 07:47:46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에어부산 승무원이 승객들의 뒷모습을 몰래 사진 찍은 것도 부족해 집단적으로 조롱하는 글까지 남기는 비윤리적 행동을 보인 것.

이에 네티즌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승무원들의 파면 및 에어부산에 대한 압수수색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는 등 공분하고 있다.

여기에 에어부산이 사건 초기에 승무원 개인의 일탈로 가볍게 보다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뒤에야 뒤늦게 엄정 조치를 약속하는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안일한 대응 태도를 보인 점도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사태로 온라인에서는 에어부산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최근 코스피 상장 추진을 결정한 에어부산의 행보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승객을 오메기떡·브로컬리로 표현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의 한 남성 사무장은 지난 14일 개인의 인스타그램에 여객기 내 탑승해 있는 고객들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을 "All same 빠마 fit(feat.Omegi떡 400 boxes)"라는 글과 함께 게재했다.

사진에는 앉아 있는 고객들의 헤어스타일이 모두 파마를 한 형태라는 점에서 이를 비꼰 것으로 해석된다. 또 'feat.Omegi떡 400 boxes'라는 부연 설명은 제주 명물인 오메기떡을 구매해 돌아오는 고객들의 모습마저 조롱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해당 게시글에는 이에 동조해 비웃는 에어부산 승무원들의 댓글도 달린 것으로 전해져 네티즌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대부분의 댓글에는 "중국노선이냐. 모두 아줌마다" "룩스 라이크 브로컬리밭" "드론으로 찍은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 달렸다.

문제의 사진과 글을 처음 게재한 사무장(캐빈 매니저)이란 직급은 에어부산에서 최소 3년 이상 근무해야 하고 인사평가와 외국어, 방송 자격 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용된 베테랑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승객의 안전을 최전방에서 책임지는 사무장이 이런 마인드라면 그 밑에서 일하는 팀원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 실제로 승무원들의 댓글이 이를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에어부산 측은 사태가 커지자 서둘러 공식 인스타그램에 승객 사진을 게재한 사무장과 캐빈서비스 팀장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물의를 일으킨 사무장은 "먼저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적 불편함을 드린 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해당 사진은 3개월 전 제주공항에서 부산 김해공항으로 가는 기내에서 해당 단체손님들의 여행기념을 위한 사진촬영 요청에 따라 본인이 촬영한 여러 컷의 사진 중 하나이다. 촬영한 사진들은 모두 단체 손님분들 중 한 분에게 전달 후 삭제했으나 문제가 된 사진은 삭제하지 않은 채 본인의 SNS에 게재했다"며 몰카 촬영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단체사진을 이번처럼 뒷모습만 찍는 경우는 드문 만큼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어 사무장은 "손님들의 사진이 뒷모습이라 초상권에 문제가 없다고 경솔하게 생각을 했다. 또한 더 잘못된 판단으로 해당 게시물에 부적절한 멘트까지 기재하여 많은 분들께 심리적 불쾌감을 드리게 되었다"며 "해당 내용 중 '오메기떡'에 대한 부분은 제주에서 돌아오는 손님들이 제주의 특산품인 '오메기떡'을 많이 사오기 때문에 '기내에 400박스의 오메기떡이 실려 있다'는 취지로 작성한 것으로 그 어떠한 다른 뜻이 없었음은 진실되게 말씀드린다"고 덧붙였지만 이 역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에어부산 캐빈서비스팀 팀장은 "회사는 이번 일에 대해 자체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해당 승무원은 물론 해당 게시물에 부적절한 댓글을 게재한 직원들도 자체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전체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폭넓은 윤리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뒤늦게'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청와대 청원에다 불매운동까지 거론

에어부산의 승객 몰카 및 조롱 사건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이 크게 공분했고, 그 결과 청와대의 국민 청원 게시판에 관련 글이 올라왔다. 일부 네티즌은 에어부산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거론하고 있다.

'승객 도촬 및 조롱 에어부산 관련자 파면 및 과징금 압수수색 해주세요'란 청원글에서는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승객 사무장과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사진을 도촬하고 이어 머리 스타일과 기념품 매입을 조롱했다. 이는 승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뒷모습을 조롱한 에어부산'이란 제목의 청원글에는 "저의 어머니를 포함한 대한민국 어머니들의 파마머리 모습이 조롱거리 대상인가? 한 기업 직원들의 일탈이라고 하겠지만 해당 주식을 부산시가 소요하고 있어 이곳에 글을 올린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건으로 에어부산의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따라서 최근 겪고 있는 실적 부진 역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45억원, 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59억원, 285억원)보다 수익 규모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부산의 수익성 하락은 국내 LCC 업황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LCC가 대세로 굳어지면서 지난해 제주항공(영업이익 1013억원), 진에어(969억원), 티웨이항공(471억원) 등은 줄줄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규모 역시 에어부산의 성장 속도가 경쟁사에 뒤쳐지고 있다. 에어부산의 지난해 매출액은 5617억원을 기록, 전년의 4430억원보다 27% 가량 늘었다. 지난해 LCC 여객 수요가 폭발해 티웨이항공의 경우 매출 성장률이 5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에어부산의 경우 초라한 성적이라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어부산의 연내 코스피 상장 추진에도 일정 부분 악영향이 미치는 거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 2014년 이후 두 차례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부산시를 비롯한 일부 주주의 반대로 번번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가뜩이나 3번째가 되는 이번 기업공개에 대해 상장 후 에어부산의 가치가 올라가면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매각하거나 에어부산을 담보로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희생양이 되는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있다.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일고 있는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목소리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 입장에서 연내 상장을 위해 무엇보다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서 승객 몰카 및 조롱 사건이 터졌다"며 "특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에어부산의 안일한 태도에 실망한 고객들이 완전히 등을 돌리기 전에 서둘러 보다 강력한 사태 해결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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