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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경쟁' 이부진 vs 정유경, 이번엔 인천공항 1터미널서 맞대결…1승1패 전적 누가 앞서나?
기사입력| 2018-03-08 08:19:46
범삼성가(家) 사촌지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을 놓고 불꽃 튀는 자존심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신규면세점 선정 이후 치열한 경쟁을 펼쳐오던 이 사장과 정 총괄사장이 다시 한번 맞붙게 되는 것.
올해 면세점업계에서는 입찰 경쟁이 없을 것으로 점쳐졌지만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에서 부분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빅 매치'가 성사됐다. 그 빈자리를 두고 이부진 사장이 이끌고 있는 신라면세점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신세계면세점이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
특히 두 사람은 면세점 사업권에서 1승1패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어 이번 입찰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게 됐다.
▶'강자' 이부진 vs '추격자' 정유경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6월경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일부 구역만 남기고 철수한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4개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한 3개(DF1·DF5·DF8)를 반납하기로 한 것. 이미 조기 철수에 따른 위약금 1879억원도 납부했다.
이번에 롯데면세점이 반납하는 구역의 면적은 8343㎡로 제1터미널 전체 면세점 면적인 1만7394㎡의 절반에 약간 모자란 규모다. 따라서 이 구역을 차지하는 면세점사업자는 단숨에 외형을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 역시 확실히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의 빈자리를 두고 호텔신라와 신세계DF가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면세점은 세계 매출 1위의 면세점인 동시에 한국의 관문이라는 상징성까지 갖고 있어 두 회사 모두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롯데면세점과 함께 전통의 면세업계 강자인 신라면세점과 최근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신세계면세점의 대결이 펼쳐지게 되는 것.
특히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을 각각 이끌고 있는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자존심 대결까지 더해져 입찰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면세점 시장을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다. 이 사장이 일찌감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정 총괄사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는 형상이다.
다만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초근 인천공항공사에 면세점 임대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며 철수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다는 것이 '빅 매치' 성사에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 롯데면세점에 이어 연쇄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두 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는 선에서 극단적 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부는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갈린다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자존심 맞대결은 지난 2015년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이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장이 이끄는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신규시내면세점 중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사드 한파 속에서도 호실적을 올렸다. 정 총괄사장은 명동 신세계면세점을 국내 3위 규모 면세점으로 성장시키며 면세업계 후발주자 신세계의 시장 점유율을 12%대까지 끌어올렸다.
두 사람은 그동안 면세점 사업권을 두고 2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그 첫 번째는 지난 2016년 신규면세점 3차 선정. 신세계면세점은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를 앞세워 강남 센트럴시티 면세점 특허를 획득한 반면 HDC신라면세점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타워에 면세점을 유치하려 했으나 실패, 정 총괄사장이 먼저 1승을 올렸다.
반면 2017년말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선정에서는 롯데, 호텔신라, 신세계DF 등이 참여했지만 신세계는 제안서 심사에서 고배를 마신 반면 신라는 롯데를 꺾고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결국 이 사장이 승리하며 두 사람간 승부는 균형이 맞춰지게 됐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면세점 사업 전략에는 차이가 있다. 이 사장이 일찌감치 해외사장을 공략하고 있는 반면 정 총괄사장은 후발주자인 만큼 국내 사업을 다지는데 매진하고 있다. 또 신라면세점이 화장품과 향수에 특화돼 있다면 신세계면세점은 명품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기 시작해 인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첵랍콕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있는 모든 터미널에서 화장품과 향수 매장을 운영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됐다. 반면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한데 이어 제2터미널에 샤넬도 넣으면서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모두 품게 됐다.
1승1패를 기록 중인 이 사장과 정 총괄사장이 면세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경쟁에서는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궁금증이 더욱 커지게 됐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