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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로강정,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탈퇴…"회원사 권익 대변 기능 부족"
기사입력| 2018-01-25 15:27:25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을 대변하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등 회원사들의 불만이 늘고 있고 회원사를 탈퇴하는 업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같은 움직임이 지난 19일 협회가 주최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초청 간담회 및 신년 하례식 직후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가마로강정을 운영하는 마세다린이 지난 22일 협회에 공식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마세다린은 10년 전 협회에 가입했고, 정태환 마세다린 대표는 협회 수석부회장으로 역할을 해왔다.
마세다린의 협회 탈퇴 배경에는 협회가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오히려 정부 관리감독기관의 눈치를 보는 등 '가맹본사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설립 취지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게 자리잡고 있다.
정태환 마세다린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절한 타협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 (중략) 공정위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전 쓰레기통을 강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9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과 조찬회를 진행했다. 조찬회는 간담회 형태로 이뤄졌고, 질의 응답시간도 마련됐다. 질의응답은 자유로운 형태가 된다고도 밝혔다. 다만 협회는 조찬회가 진행되기 전 김 위원장의 질의응답시간이 짧은 점을 내세워 회원사를 상대로 사전 질문 내용을 보내달라는 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지난해 12월 17일 공정위가 냅킨·쓰레기통·국자 등 필수 구매 품목이 아닌 물품을 가맹점에 강매했다는 이유로 가마로강정의 본사인 마세다린에 5억5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해왔다. 상생을 위한 노력마저 갑질로 오인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공정위가 갑질의 피해자로 지목한 가맹점주들이 가격이 저렴하거나 배송비 부담 없이 가격차가 크지 않아 비 필수 구매 품목을 일괄구매했던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해줬던 것이 정 대표에겐 큰 힘이 됐다.
정 대표는 조찬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김 위원장에게 "프랜차이즈는 쓰레기통 위치와 동선까지 파악해 고객과 점주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강매를 하는 기업이 아니다"며 프랜차이즈의 본질과 상생의 의미를 질문했다. 김 위원장은 정 대표의 발언에 "과징금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하면 다시 한 번 공정위가 신중하게 판단해 보겠다"며 "이의 신청에 대해 내린 판단에 불복한다면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모두가 겪는 비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중하게 다시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가마로강정건은 공정위의 조사방식이나 역할, 기능에 문제가 많은 사안"이라며 "협회가 자체조사와 진위여부를 파악 후 공정위에 불공정조사에 대한 시정을 요청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함께 지난해 갑질 논란 등으로 인해 받은 이미지 타격 등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갑질 논란 등 프랜차이즈업계가 전체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며 "협회가 회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을 두고 업계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설립 취지에 맞게 업계 이익 대변을 위한 활동 강화를 통해 신뢰 회복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