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거세지는 3M 'OIT 필터' 논란…관련업계 '매출 하락' 우려로 전전긍긍
기사입력| 2016-07-25 08:52:49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함유된 항균필터 논란이 거세지면서, 관련업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 20일 OIT 항균필터 위해성 평가 결과를 공개한 뒤, 소비자들은 집단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국정조사 대상으로까지 거론되는 등 이슈가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장진영 국민의당 대변인은 최근 논평을 통해 "3M이 29개월간 공급한 필터가 최소 118만개에 이르러, 최소한 수백만명의 국민이 OIT에 노출되어 왔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력 요구한 바 있다.
지난 22일 환경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OIT 함유 항균 필터가 사용된 기기명' 공지글의 조회 수는 24일 15만6000명을 넘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OIT가 포함된 항균필터를 장착한 제품은 가정용 에어컨이 총 33개 모델, 공기청정기 51개 모델이며 차량용 에어컨은 현대모비스 등의 다수 모델이 포함됐다.
이중 에어컨은 LG전자가 25개, 삼성전자가 8개 모델 등이 문제의 항균필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는 쿠쿠전자가 21개, LG전자 15개, 삼성전자 8개, 위니아 4개 모델이 포함됐다.
환경부는 "장시간 가동했을 경우 OIT가 방출돼 인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모든 제품에 대해 회수 권고 조치를 내렸다.
문제가 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 사용된 항균필터의 제조사는 3M이다. 논란이 불거진 뒤 한 달여 만에야 사과발표를 한 3M은 지난 20일 자체 회수조치를 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아직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각 업체 서비스센터에는 최근 며칠간 필터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교체 요청이 폭주하다보니 길게는 몇 주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관련 시장 또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믿을만한 브랜드라 3M 제품을 썼던 건데, 우리도 억울하다"는 해당업체들은 대부분 한 달 전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해당 필터 무상교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고객센터를 풀가동해 상담에 응하고 있으며, 신속한 교체 서비스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고 성수기를 앞둔 에어컨 시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어 성수기인 8월 초까지 에어컨 구매가 급상승곡선을 그릴 때지만, 에어컨 필터 논란 등에 소비자들이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으리란 관측이다.
이뿐 아니다. 황사나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일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급확대됐던 공기청정기 시장도 매출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이달부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사면 구매가격의 10%를 돌려주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매출이 '반짝' 급증하면서 올해 전체 매출 1조원까지 내다봤으나, 성장세가 급격히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한번 잃게 되면 회복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공기청정기 등은 생활필수가전이 아닌 만큼 매출이 쉽사리 회복되기란 어렵다"며 "근본적으로는 관련 기업의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