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의 절정기에 접어들었다. 절로 시원한 피서지가 그리워지는 시절. 유명 피서지는 사람구경하기 일쑤다. 이럴 땐 집 근처 호젓한 장소가 가장 편안한 휴가지에 다름없다. 사진은 묻산자락 풍암정을 찾은 피서객들의 모습 .
7월말, 여름휴가의 절정기에 접어들었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열대야의 맹위가 만만치 않다. 절로 시원한 피서지가 그리워지는 시절. 그렇다고 유명 피서지의 사정도 쿨하지는 않다. 인산인해에 오가는 길 교통체증이 스트레스를 부른다. 이럴 땐 집 근처 호젓한 휴식처가 가장 편안한 휴가지에 다름없다. 마침 한국관광공사는 '도시에서 만난 휴식' 이라는 테마로 8월에 가볼 만한 곳들을 선정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는 초록 세상,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울산광역시)', '문화와 함께 하는 도심 속 피서지, 케이스타일허브& 이색서점(서울특별시)', '무등산 자락에서 즐기는 선비의 풍류와 자연, 환벽당과 풍암정(광주광역시)','메타세쿼이아 숲에서 휴식,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대전광역시)', '연꽃마을의 여름 전원생활, 청주 청원연꽃마을(충북 청주)', '바다와 운하, 도심 속 낭만 가득한 포항(경북 포항)', '박물관·전시관 투어의 메카, 목포 갓바위 지구(전남 목포)' 등 7곳이다.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도심에서 만나는 초록 세상,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울산광역시 남구·중구)
여름철 가장 시원한 숲이 있다. 대숲이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대나무가 무성한 숲은 최고의 피서지에 다름없다. 한여름 불볕더위에도 대숲에만 들어서면 금세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울산 시민의 도심 속 쉼터 '태화강 십리대숲'은 가족, 친구와 산책하거나 홀로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대숲은 음이온이 풍부해 머리를 맑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십리대숲은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을 따라 구 삼호교에서 태화루 아래 용금소까지 10리(약 4km)에 걸쳐 펼쳐져 있다.울산 지역 최초의 근대식 철근 콘크리트 교량인 구 삼호교는 등록문화재 104호로 지정되었다. 태화루에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멀리 십리대밭교를 바라보며 쉬어 가도 좋다. 강 건너편 태화강전망대에 올라가면 십리대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와 십리대밭을 오가는 나룻배도 있다. 숲의 에너지로 심신을 가득 채운 뒤에는 푸른 물결 넘실대는 동해바다를 찾는다. 울산 동구의 대왕암공원, 울주군의 간절곶, 진하해수욕장이 명품 피서지다. 울산종합관광안내소(052-229-6350)
▶문화와 함께 하는 도심 속 피서지, 케이스타일허브& 이색서점(서울 중구 청계천로)
올 봄 서울 무교동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 문을 연 케이스타일허브(K-Style Hub)는 한국적인 멋과 맛을 체험하는 이색 공간이다. 특히 다양한 전시와 체험 시설을 즐기며 무더위를 잊기에 좋은 곳이다. 2층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관광안내센터와 한류 스타 디지털 체험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3층은 한식전시관, 4층은 전통차와 음료, 다과를 즐기며 쉬어 가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5층에는 한국적인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트 상품을 전시·판매한다. 아트마켓관 맞은편에 무료 한복 체험 코너도 운영 중이다. 케이스타일허브 인근에 자리한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인터파크 명동 북파크는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맞춤 피서지로 꼽힌다. 서가 곳곳에 독서 공간을 마련해 책을 편하게 접할 수 있다. 맥주를 마시며 책 읽기를 즐기는 북바이북, 금요일 밤마다 '심야책방'을 여는 북티크는 좋아하는 책을 맘껏 접하며 여름을 날 수 있는 도심 피서지에 다름없다. 케이스타일허브(02-729-9496)
▶무등산 자락에서 즐기는 선비의 풍류와 자연, 환벽당과 풍암정(광주광역시 북구 환벽당길)
여름 기품 있는 피서지로 정자를 빼놓을 수없다. 광주광역시 인근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담양군 남면과 광주광역시 북구의 경계가 되는 증암천에는 식영정, 소쇄원 등의 누정과 여기에 쌍벽을 이루는 환벽당과 취가정이 있다. 환벽당에서는 주말마다 풍류의 장이 펼쳐진다. 녹음이 짙은 정원을 내려다보며 차향을 나누고, 판소리와 대금 연주 등 전통 공연이 펼쳐진다. 8월 20일부터 환벽당, 소쇄원, 식영정 등 광주와 담양 지역 누정·가사 문화권을 중심으로는 '풍류 남도 나들이'가 열릴 예정이다.
환벽당 인근에는 충효동 왕버들군과 광주호 호수생태원이 있다. 왕버들군에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의 이야기가 전해오고, 생태탐방로가 조성된 호수생태원은 여름철 인기 휴식 공간이다. 충효동에서 무등산 자락으로 오르면 무등산수박마을, 광주 충효동 요지, 탁족하기 좋은 원효계곡의 풍암정 등을 차례로 만난다. 고봉 기대승의 위패를 모신 월봉서원에서는 '꼬마철학자 상상학교' '선비의 하루' '살롱 드 월봉' 등 흥미로운 선비 체험도 접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청 관광진흥과(062-613-3621)
▶메타세쿼이아 숲에서 휴식,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대전광역시 서구 장안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접근성이 뛰어난 대전광역시는 다양한 여행테마를 지닌 고장이다. 곳곳에 둘레산길, 호반길 등 자연 여행지가 가득하다. 대전의 대표 자연관광지로는 서구 장안로에 자리한 장태산자연휴양림이다. 휴양림 전체 면적 약 82ha 중 20여 ha가 메타세쿼이아 숲이다. 덕분에 숲으로 들어서면 나무 장벽을 두른 듯 서늘한 공기가 내방객을 맞는다. 숲속산림욕장에는 삼삼오오 모여 더위를 피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도록 평상과 의자가 놓여 있다. 숲속어드벤처는 휴양림의 명소다.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이어지는 길은 아슬아슬한 경사로를 지나 스카이타워 전망대에 닿는다.
대전 시가지와 대청호가 한 눈에 들어오는 식장산전망대, 태평전통시장에 있는 태평청년 맛it길, 음악과 미술, 스포츠를 한자리에서 즐기는 대전문화예술단지, 조선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대전을 한눈에 살펴보는 대전역사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는 대전의 명소다. 대전종합관광안내소(042-861-1330)
▶연꽃마을의 여름 전원생활, 청주 청원연꽃마을(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궁현연꽃2길)
충북 청주시는 도심을 연계한 시골체험 여행지로 괜찮은 곳이다. 그중 청원연꽃마을은 청주 시내에서 12~15km 떨어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연꽃을 심으며 농촌 체험 마을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옛 논과 저수지에 조성한 연밭을 중심으로 연잎칼국수나 연잎밥 체험, 전통 부채 민화 그리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른 아침에 활짝 핀 연꽃을 보고 싶은 이들은 찜질방을 갖춘 마을 황토방에서 묵어갈 수 있다. 마을 가까이 은적산도 볼거리다. 단군성전과 봉수대가 있는 청주의 해맞이 명소로, 너른 터와 정자가 여유롭다.
지난 7월 1일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수암골벽화마을 등 청주 시내와 연계하면 여름휴가 코스를 꾸릴 수 있다. 옛 청원군의 청남대, 미동산수목원도 여름 나들이 코스로 괜찮다. 청원연꽃마을(043-232-8400)
▶바다와 운하, 도심 속 낭만 가득한 포항(경북 포항시 북구 해안로)
경북 포항은 자연과 문화를 품은 도시다. 반짝이는 모래밭과 화려한 야경을 뽐내는 영일대해수욕장이 여름밤 매력 있다. 크루즈를 타고 낭만 가득한 운하를 유유히 누비는 기분도 특별하다. 포항의 내륙은 또 다른 멋이 기다린다. 고즈넉한 산책에 좋은 오어지둘레길, 문화재 가득한 덕동문화마을 숲길까지 보석 같은 명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내연산 계곡도 시원한 계곡수와 폭포 물줄기를 만날 수 있어 여름피서지로 제격이다.
그뿐인가. 포항에는 더위로 잃은 입맛을 돋워줄 물회가 유명하다. 싱싱한 회에 감칠맛과 시원함이 더해지니 여름 별미로 최고다. 포항시청 문화관광과(054-270-8282)
▶박물관·전시관 투어의 메카, 목포 갓바위 지구(전남 목포시 남농로)
전남 목포시 갓바위 지구는 다양한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인 곳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라면 편하고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갓 쓴 선비를 닮은 바위 두 개가 나란한 갓바위부터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등을 돌아보면 하루해가 짧다.
해양유물전시관은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배와 거기 실린 다양한 유물이 전시된 곳이다. 우리 전통 배인 한선(韓船)의 역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선박도 살펴볼 수 있다. 목포자연사박물관은 거대한 공룡 화석과 다양한 생물 표본, 박제품 등을 전시한다. 차범석, 박화성을 비롯한 목포 출신 문인의 자료를 모아둔 목포문학관과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의 작품을 전시한 남농기념관은 목포가 예향으로 불리는 까닭을 알려준다. 미식거리 가득한 남진야시장과 화려한 분수가 밤바다를 수놓는 평화광장도 목포 도심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목포종합관광안내소(061-270-8598)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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