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전통찻사발축제의 도자기빚기 체험
4월 30일 문경새재서 개막
"내가 마시는 찻잔을 내가 만든다!"
문경전통찻사발축제장에 가면 관광객이 직접 그릇을 만든다. 사기장이 돼 흙을 채취하는 것부터 성형과 가마에 불을 지피는 것 까지 찻사발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하루에 체험할 수가 있다.
올해 18번째 열리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의 주제인 '사기장이 들려주는 찻사발 이야기'에 어울리게 '사기장의 하루 체험' 프로그램은 문경지역의 사기장들이 관광객과 함께 하면서 찻사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려준다. 장작가마인 전통 망댕이가마로만 만드는 문경 찻사발은 그 만큼 특별함이 담겨 있다.
'2016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9일간 경북 문경시 소재 풍광이 수려한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 속에 펼쳐진다.
5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축제에 오른 문경전통찻사발축제는 해마다 변신과 발전을 꾀하면서 전통문화와 재미를 접목시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의 대표적 도예 도시인 이싱(宜興)시의 도예가와 일본에서 조선 도자기의 맥을 잇고 있는 심수관 도예가를 초청해 한·중·일 세 나라의 도자기를 비교해 보는 국제교류전이 새로 마련된다.
'자사'라는 흙으로 만든 찻주전자인 자사호의 생산지 이싱시는 중국 도자기의 수도로 불린다. 1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도자기 생산에 종사하는 등 세계적인 도예의 고장이다.
1598년 정유재란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의 사기장 심당길의 후예들이 맥을 이어 오고 있는 심수관 가(家)는 일본 도자기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유명하며 이번 축제에 15대 심수관이 참여한다.
찻사발과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차(茶)다. '아름다운 찻자리 한마당', 고려시대 차 겨루기를 재현한 '가루차 투타 경연대회', 일본의 우라센케 다도와 중국의 오운화차 다예표연(五韻花茶 茶藝表演), 한국의 다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중·일 다례시연'등 찻사발과 차의 만남도 지난해 보다 풍성해졌다.
전통가마의 특성상 대량생산이 어려워 다소 비싼 편인 문경도자기를 축제기간에는 쉽게 구입하도록 기획전도 열려 경매를 통해 행운을 얻을 수도 있다.
이번 축제에는 문경지역 전통 도예가 38명이 참가해 그동안 정성들여 빚어낸 작품들도 선보인다. 또 국내 유일의 고미술 감정 프로그램, 'TV쇼 진품명품'이 문경전통찻사발축제를 찾아온다.
사극 촬영지인 오픈세트장에서 열리는 축제에 걸맞게 조선시대 임금이나 왕비, 장군, 포졸 등으로 변신할 수 있는 복장체험도 추억을 안겨준다. 또 망댕이가마 불 지피기 체험이나 발물레 빨리 돌리기 이벤트, QR찻사발 장원급제, 흙속의 진주찾기 등은 '찻사발'이라는 특성상 자칫 조용하기 쉬운 축제장에 흥을 돋운다.
작년에 처음 도입됐던 '문경 밤 사랑 축제'는 낮에 즐겼던 축제의 분위기를 밤까지 연결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먹거리장터와 예술 공연 등으로 축제의 한몫을 담당하게 된다.
유료 입장으로 진행되는 문경전통찻사발축제의 입장료는 어른 기준 5000원이지만 실제 부담은 그리 많지 않다. 입장권을 사면 상평통보 형태로 만들어진 2000원 상당의 축제장 전용 엽전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축제장 내 체험이나 간식거리, 음식도 이 엽전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입장권에 전화번호를 적어 내면 축제가 끝난 뒤 추첨을 통해 500만 원 상당의 달 항아리를 차지할 수도 있고, 축제 후기 공모나 사진 콘테스트에 참여해도 상품을 탈 수 있다. 또 전통의 의미를 높이기 위해 한복을 입은 관광객은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5월의 문경새재는 그냥 찾아도 좋을 만큼 신록과 맑은 계곡, 정겨운 황톳길이 어우러진 명소"라면서 "여기에 문경전통찻사발축제까지 열리니 몸과 마음이 흡족한 최고의 여정을 담보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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