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민 관광정책관
대한민국 관광을 말하다
최근 우리 사회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관광산업의 약진'이다. 그야말로 모든 게 '관광'으로 통하는 분위기다. 사람들의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관광관련 융복합 영역 또한 크게 넓어졌다. 그만큼 관광이 미래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큰 축으로 부상한 셈이다. 그간 대한민국관광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큰 성장을 거두어 왔다. 외래관광객 1500만 명 입국을 코앞에 두고 있으니 관광의 하드웨어가 부족한 우리로서는 대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해 닥친 메르스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니 치열한 글로벌 경쟁 상황 속에서 이 또한 돋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리 관광산업의 약진이 순전히 우리 능력에 따른 것만은 아니라는 점 또한 사실이다. 중국 편중,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콘텐츠 부족, 환대정신 불비 등 아직 보완해야할 과제가 적지 않다.
과연 우리는 향후 관광산업을 어떻게 이끌어 가야 할까? 대한민국 관광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김철민 관광정책관을 통해 우리 관광산업의 현주소를 짚어 보았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지난 해 고생 하셨습니다. 2015년 우리 관광산업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마디로 위기 속에서도 성과가 컸던 한 해였다고 봅니다. 뜻하지 않게 메르스사태를 맞아 고전을 하게 되었는데, 이를 3개월 만에 잘 극복해서 결과적으로 2016년 성장의 튼실한 도약대를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2011년 대지진, 홍콩 사스의 경우 극복에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난 해 당초 외래관광객 1500만 명 유치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메르스라는 대형 위기 속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 해 10~12월 3개월은 외래방문객 유치 기준 사상 최대치의 실적(364만 명)을 냈습니다. 우리의 저력과 자신감을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지난 한 해 우리의 저력을 확인한만큼 보람도 적지 않겠습니다.
▶우선 4년 묵은 관광진흥법 통과가 지난 해 가장 큰 보람이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향후 2년 동안 호텔 4900객실을 늘리고 8000억 원의 투자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는 대기투자자들이 있어 현실성 있는 부양책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일자리도 1만 5000개 이상이 늘어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호텔 수가 많아지고 객실료가 낮아지면 중저가 호텔을 요구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다른 결실로는 밀라노엑스포의 성공을 통해 한식 세계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궁극적으로 글로벌 관광콘텐츠로 육성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중국단체관광객 품질관리, 전자관리 시스템 구축 운영도 성과입니다. 전담여행사 300여 곳이 거래관계 등록을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국세청, 관세청, 문체부 등에서 무자격가이드, 탈세 등의 문제점을 점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광정책을 이끌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관광산업의 영역이 대단히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관광산업의 접점이 크게 증가하면서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 창출이 엄청나게 늘고 있습니다. 산업적으로, 국가경제적으로 대단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법제와 틀로는 관리와 통제가 매우 제한적입니다. 관광진흥법 카테고리의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마이스의 경우 국제회의 기획업, 시설업 등 영역의 분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향후 부처 간 긴밀한 협의의 필요성이 크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관광이 미래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큰 축으로 부상했지만 지난 메르스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외생적 리스크에 취약합니다. 위기관리 대책은 무엇입니까?
▶관광산업에서 돌발 위기대책 만큼 중요한 일이 또 없습니다. 지난 메르스 사태 때에 2600억 원의 긴급 재정지원을 했습니다. 하지만 융자금을 원하는 만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영세 업체의 경우 신용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가장 힘든 시기에 적절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이 같은 문제점을 잘 보완하려고 합니다. 기존 여행업공제제도의 확대 운영 또한 보완책 중 하나입니다. 위기 상황 발생 시 여행객 보상을 위한 제도인데, 전 관광업체로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밖에도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상정해두고 위기대응책을 강구중입니다.
-우리 관광산업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한류'라고 봅니다. 그간 한류가 큰 역할을 해왔고 아직도 통하고 있습니다. 메르스를 극복하며 한류의 위력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한류 콘서트 서울공연 때 메르스 여운에 상관없이 열성팬들이 방한을 했는데, 불안불식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해외홍보 CF를 만들 때 배우 이민호를 투입했더니 효과가 있었습니다.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에 대한 우려 등 다양한 목소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을 잘 보완해서 우리의 매력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전통문화유산도 글로벌 관광콘텐츠화의 큰 자산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뭘까요?
▶외국인 광광객의 지나친 서울-수도권 위주의 관광이지요. 지방 분산이 안 되어 있다는 점은 향후 우리가 극복해야 할 중요 과제입니다. 따라서 지방의 관광콘텐츠가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지자체 공모를 통한 발굴, 상품화와 브랜딩, 해외마케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 지원에도 나설 것입니다. 또한 개별 관광객의 원활한 지방 여행을 위한 교통정보 제공 및, 인프라개선, 접근성 향상에도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아울러 전통문화자원의 중국 메이저마케터와 연계 가능한 스토리상품 발굴, 중국차이나타운 활성화, 지역 대표축제 관광 상품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 활용할 것입니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야 반가운 일이지만 '지나친 편중'은 문제인데요.
▶일단 중국인 관광객의 편중 구조는 메르스사태 때에 그 빛과 그림자를 다 경험했습니다.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아주는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따라서 일단 앞으로도 우리 최대 고객인 중국관광객을 잘 모셔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돌발사태 대비 차원에서도 인 바운드 관광객의 다원화도 함께 실천해갈 것입니다. 인도, 러시아. 무슬림 등 모두가 우리의 큰 잠재고객입니다.
아울러 환율 등의 문제로 방문자 수가 줄어든 일본에도 적극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류 등을 통한 일본 관광객 30% 늘리기 목표도 세웠습니다. 일본관광객은 재방문자가 많습니다. 특히 바이럴마케팅이 주효해 팬클럽 SNS 홍보대사 그룹을 1만 명까지 만들어 활동토록 할 것입니다. 정보에 대한 확실성을 요구하는 일본인들에게 우리의 세계문화유산 홍보 또한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어 백제 문화유산 활용관광 등을 접맥시켜 나가려 합니다.
-관광업계에서는 지난해 일련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시 관광분야, 문체부가 소외 됐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면세점 사업은 단순 유통이 아닌 다분히 관광산업적 측면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일부 주장처럼 지난 면세점 사업자 선정 시 문체부 소외는 없었습니다. 관광인프라개선이 평가의 주요 항목이었습니다. 앞으로 관광분야의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합니다. 이를 위해 관광분야 인프라 구축 등의 집행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사후 모니터링 제도화, 관광분야 배점 비중 증가, 관광 진흥법상 관광사업으로의 지정 등도 검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황금알을 낳는 또 다른 블루오션은 카지노사업입니다. 그런데 동북아시아, 그 중 2~3곳의 복합리조트 허가를 앞둔 한국시장에서의 과포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카지노 산업에 있어서 차이나 리스크는 상존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마카오의 윈그룹은 엄청난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카지노 산업 자체는 지속적인 성장 산업 입니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얘기죠. 과포화 우려 까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 복합리조트에서 카지노는 일부분입니다. 쇼핑, 컨벤션, 공연, 오락 등 질 높은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제공 할 수 있는 글로벌관광인프라가 주요 사업 입니다. 이에 따라 복합리조트의 오픈은 국민관광복지 수요 부응과 더불어 외래관광객에게 경쟁력 있는 관광상품 제공이라는 차원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관광주간, 시기 선택에 대한 업계의 지적이 많습니다. '굳이 관광 성수기에 관광 붐업 캠페인을 벌일 필요 있겠느냐'는 것이죠.
▶그런 목소리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기 선택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업체는 비수기에 관광주간을 바라지만 조사를 해보면 정작 국민들은 가장 여행하기 아름다운 시절, 아이들을 동반 할 수 있는 핫시즌 타임을 원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준성수기를 완전히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이에따라 올해부터는 준성수기에 비수기를 걸치는 방법으로 운용의 묘를 고려할 것입니다. 관광주간은 제도적으로 휴가 문화 개선과 병행 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그랜드코리아세일에 대한 정례화 목소리도 높습니다.
▶앞으로 정례화 시켜 나갈 것입니다. 향후 블랙프라이데이와도 연계해서 대한민국 매력 마케팅의 효과적 수단으로 활용해 나가려 합니다.
-축제, 우리 관광산업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특히 지자체들의 축제에 대한 관심이 아주 큽니다. 그러자니 축제의 난립 등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선택과 집중 등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우리 축제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요인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불합리한 것들에 대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문화관광축제는 제도에 대한 인식이 잘 정착되었다고 봅니다. 국가적 공신력을 지닌 축제 선정 방식으로 자리매김 된 것이지요. 민관협력의 긍정적인 사례로, 향후 해외마케팅, 관광객 유치의 중요 콘텐츠로 활용하는 등 효과를 극대화 시켜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축제로 양성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자생력을 기르는 게 중요합니다. 재단 상설화, 자원봉사자 양성, 축제 유료화 등을 통한 자생력 확보가 발전 가능성을 지닌 축제들의 과제입니다. 이에 대한 중장기적인 연구들이 필요할테고요. 기존 검증된 은퇴 축제들은 상위리그를 통해 관리하는 한편 양질의 콘텐츠를 잘 활용해서 일자리 창출은 물론, 관광산업 전반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옛 관광공사 사옥활용, 불 꺼지지 않은 대한민국 관광의 랜드 마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많은데요?
▶한류의 랜드 마크로서 서울의 관광 명소로 활용해나갈 것입니다. 공연장 운영과 한식 시식전시, 한류기념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특히 벤처단지에서 생산한 한류 공연물의 실현장이 될 테고요. 지속적으로 창의적인 콘텐츠를 접목시켜 선순환구조를 이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 2016년 우리 관광, 집중 분야는 무엇입니까?
▶거창한 계획 보다는 부족한 부분의 극복을 역점사업으로 두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우리 관광의 고질적 문제인 지방분산 부족 극복에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지방의 매력있는 관광요소 발굴과 홍보마케팅, 인프라 구축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 입니다. 지방의 관광콘텐츠가 잘 알려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공동으로 노력하고 체계적 지원에 나설 것입니다.
특히 이를 위해 개별 관광객을 위한 교통정보 제공 및, 인프라개선, 접근성 향상에 공을 들일 것입니다. 또한 우리 지역의 전통문화관광자원 상품화 등을 통해 우리의 유니크한 매력을 알리는 한편 대한민국 마니아를 양산해 재방문율을 높여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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