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00m 강원도 태백 일원은 이미 가을색이 곱게 내려 앉았다. 가을이 홍시처럼 무르익을 때면 태백 철암의 단풍 군락지는 그야말로 만산홍엽의 자태를 뽐낸다.<사진제공=태백시청>
10월, 나들이에 좋은 시절이다. 대지에는 노랗고 알록달록 가을색이 완연하다. 한국관광공사는 2015년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가을의 낭만을 만끽할 만한 여행지 10곳을 선정 했다.
"우리 고장으로 놀러오세요!" 라는 테마 하에 '송이, 연어, 해양레포츠의 앙상블, 양양(강원 양양)','해발 700m 숲의 하룻밤, 이색 체험 태백 가을 여행(강원 태백)', '풍성한 가을 체험장(경기 안성)', '따스한 가을 햇볕 아래 스민 아픈 역사, 서산 해미읍성(충남 서산)', '대추처럼 달콤한 충북알프스 가을 여행(충북 보은)' '황금 들판 사이 굽이치는 낙동강을 바라보다, 상주 경천대(경북 상주)', '2000년 전 가야가 깨어나다, 김해가야테마파크(경남 김해)', '징게 맹경 외에밋들을 적신 저수지, 김제 벽골제(전북 김제)', '바닷길 열리는 소등섬을 품은 아름다운 고장, 전남 장흥(전남 장흥)', '은은한 묵향이 가득-살진 꽃게가 지천, 진도 운림산방과 서망항(전남 진도)' 등을 각각 선정, 발표하였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연어, 해양레포츠의 '앙상블', 양양(강원도 양양군 남대천 일대)
강원도 양양은 가을이 매혹적이다. 산, 하천, 바다에서 흥미로운 체험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설악 오색에 단풍이 물드는 10월이면 양양은 연어축제로 분주하다. 올해 연어축제는 10월 23~25일까지 열린다. 연어 생태체험관이 들어선 남대천 하류는 연어 탐방 외에 갈대숲 나무데크길만 걸어도 가을 운치가 묻어난다. 송이밸리 휴양림은 하룻밤 묵으며 송이체험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양양은 해양레포츠의 메카로 진화중이다. 수산항에서는 요트, 투명카누 체험이 가능하며 죽도, 기사문해변 일대는 서핑을 즐기려는 청춘들이 가을 해변을 두드리고 있다. 양양에서는 문어숙회 등이 별미이며, 설악 오색온천을 찾으면 산행의 피로도 씻어낼 수 있다. 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207)
▶해발 700m 숲의 하룻밤, 이색 체험 태백 가을 여행(강원도 태백시 머리골길)
강원도는 국내에서 가을이 가장 먼저 내려앉는 곳이다. 해발 600~700m 고원 준령 도시 태백이 대표적 고장이다. 10월 초순이 지나면 나무들이 슬슬 가을 옷으로 갈아입는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을 베이스캠프 삼아 태백, 그 가운데 철암의 깊은 가을을 찾아볼만하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은 과거 철암과 동해를 잇던 토산령 자락에 들어앉아 숲과 계곡의 조화가 일품이다.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아도 면면이 알차고 실속 있다. 해발 700m 지리적 장점을 살려 자연과 어우러진다. 가까이 호식총, 멀리 토산령과 덕거리봉까지 가을 산책이나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침엽수림이 무성해서 계절에 관계없이 피톤치드의 청량감이 함께하며, 휴양림으로 들어서는 철암천 주변은 태백의 단풍 명소로 꼽힌다. 철암탄광역사촌과 365세이프타운 등이 가까워 체험 학습 여행지로 제격이다. 태백고원자연휴양림(033-582-7440)
▶풍성한 가을 체험장, 경기 안성(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대신두길)
경기도 안성은 흥겨운 고장이다. 특히 10월이면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안성의 대표 축제인 안성남사당바우덕이축제가 열리고, 궁중무용의 진수를 볼 수 있는 '토요전통무용 상설무대'가 태평무전수관에서 공연된다. 안성팜랜드에 서는 가을목동페스티벌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안성선비마을, 안성 유기의 역사를 알아보는 안성맞춤박물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물드는 칠장사와 금광호수, 낚시터로 이름난 고삼호수도 가을 안성의 매력을 느끼기 좋은 곳이다. 안성시관광안내소(031-677-1330)
▶대추처럼 달콤한 충북알프스 가을 여행(충북 보은군 산외면 속리산로)
충청북도 보은은 백두대간의 한남금북정맥이 지난다. 속리산, 구병산 등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산이 많다. 이들 능선을 이은 충북알프스 끝자락 묘봉에서 뻗은 산기슭에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이 위치한다. 골짜기를 따라 뿌리 내려 시야가 탁 트이고 풍경이 아름답다. 다른 휴양림에서 볼 수 있는 숲속의집이나 산림휴양관은 물론, 개성 있는 숙박 시설이 매력이다. 테라스하우스는 계단식 주택이고, 알프스빌리지는 이름처럼 알프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커다란 정자를 중심으로 자리한 시나래마을은 황토로 지은 집이다. 그 사이로 출렁다리와 풍욕장으로 가는 산책로가 나고, 쌀개봉에 이르는 등산로가 있다. 숙소를 잇는 소소한 숲에도 가슴 설레는 가을 풍광이 피어난다. 보은대추축제와 속리산 일대 명소를 연계한, 대추처럼 달콤한 가을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043-543-1472)
▶따스한 가을 햇볕 아래 스민 아픈 역사, 서산 해미읍성(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충남 서산은 가족 여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조선 시대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읍성과 마음을 편안히 내려놓을 수 있는 고즈넉한 절, 맛있는 먹을거리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해미읍성은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전북 고창의 고창읍성과 더불어 조선 시대 '3대 읍성'이라 불릴 만큼 원형이 잘 보존된 곳이다. 읍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 민속 가옥 등이 있으며 넓은 잔디밭에서 투호,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 전통 놀이도 즐길 수 있다. 해미읍성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의 현장으로, 진남루 뒤에 자리한 옥사는 충청 지방 천주교 신자를 고문하고 처형한 곳이기도 하다.
범종각, 심검당 등 가람을 받치는 굽은 나무 기둥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개심사, 운산면 용현리에 자리한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도 찾을 만한 곳이다. 시내에 자리한 서산동부시장은 가을이면 꽃게와 대하가 넘쳐나며, 대산읍 삼길포 부두에 정박한 어선에서 맛보는 회도 별미다. 서산시청 문화관광과(041-660-2499)
▶황금 들판 사이 굽이치는 낙동강을 바라보다, 상주 경천대(경북 상주시 사벌면 경천로)
경북 상주시 소재 경천대는 낙동강 1300리 가운데 그 경치가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다. 강변에 늘어선 기암절벽이며, 바위기둥,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며 소나무 그늘에 터를 잡은 무우정, 그리고 그 아래 유유히 흘러가는 푸른 강물이 어우러진 풍광이란 한 폭의 산수화에 다름없다. 특히 가을이면 강 건너 회상리 들녘이 금빛으로 물들어 풍성한 계절아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
상주에서는 자전거의 모든 것을 알아보고 이색 자전거를 직접 타볼 수 있는 상주자전거박물관, 옛 사벌국의 왕릉, 임진왜란 초기 왜군을 막으려다 조선 중앙군과 의병, 상주 백성 800여 명이 전멸한 임란북천전적지, 자연 속에 감싸 안긴 성주봉자연휴양림과 상주시 힐링센터, 고즈넉한 멋을 느낄 수 있는 남장사 등 보고 즐길 거리가 쏠쏠하다. 경천대 관리사무소(054-536-7040)
▶2000년 전 가야가 깨어나다, 김해가야테마파크(경남 김해시 가야테마길)
경남 김해는 가야왕국의 고장이다. 가야는 역사책에 기록이 많지 않아 흔히 '잃어버린 왕국'이라 부른다. 하지만 김해는 엄연한 가락국, 금관가야의 고장으로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을 비롯해 봉황동 유적과 대성동 고분군이 남아 있다. 최근 김해가야테마파크가 개장해 2000년 전 가야를 다시 일깨웠다. 드라마 '김수로' 촬영지가 공연과 전시, 체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가족 테마파크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가야의 역사뿐만 아니라 역사가 담긴 뮤지컬 공연, 철의 나라 가야를 체험해보는 철기체험장 등 가야를 탐닉하며 하루를 즐기기에 괜찮다.
김해 진례면에 위치한 김해분청도자관은 분청사기의 역사를 알아보고 도자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으로, 10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린다. 건축과 도자의 만남을 주제로 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도 인근에 있다.
김해시청 관광과(0550-330-4443)
▶'징게 맹경 외에밋들'을 적신 저수지, 김제 벽골제(전북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로)
'징게 맹경 외에밋들'.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를 이르는 말처럼 김제에는 하늘과 평야가 마주 보며 끝없이 펼쳐진다. 이 넓은 들에 물을 대기 위해 축조한 저수지가 벽골제다. 학자들은 3km에 달하는 둑을 쌓는 데 연인원 32만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사회 규모와 인구수 등을 감안하면 벽골제 축조는 거대한 국가사업이었다. 전통 농경 사회에서 물은 그만큼 중요했다. 비록 저수지가 사라지고 둑과 수문 두 개가 남았지만, 우리나라 최대의 고대 저수지 위용은 그대로다. 둑을 따라 걸으며 주변 평야를 감상하고, 수문 체험장에서 물레를 돌려 수문을 열고 닫으며 벽골제의 기능을 배울 수 있다. 10월 7~11일 이곳을 중심으로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
호남평야가 왜 일제강점기 수탈 대상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아리랑문학마을, 낙조가 유명한 망해사, 불교(금산사)와 기독교(금산교회), 천주교(수류성당), 증산교(증산법종교) 등 4대 종교 성지가 모인 모악산도 둘러볼 만하다. 벽골제(063-540-4094)
▶바닷길 열리는 소등섬을 품은 아름다운 고장, 전남 장흥(전남 장흥군 용산면 상발리)
전남 장흥은 온화한 기운이 흐르는 평화로운 고장이다. 영화 '축제' 촬영지로 유명한 남포마을에는 바닷길 열림현상을 목격할 수 있는 소등섬이 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남도의 아름다운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정남진전망대가 있다. 낚시를 좋아한다면 정남진해양낚시공원도 바다낚시터로 괜찮다. 회진면은 남도를 대표하는 전어 산지다. 제철을 맞은 싱싱한 전어 요리를 저렴한 값에 맛볼 수 있다. 토요일마다 펼쳐지는 정남진장흥토요시장과 편백숲 우드랜드의 숲속 힐링 음악회도 볼만하다. 은빛 억새가 일렁이는 천관산도 가을 산행의 명소다. 스파리조트 안단테 해수탕에서는 여독을 풀 수 있다. 장흥군청 문화관광과(061-860-0224)
▶은은한 묵향이 가득-살진 꽃게가 지천, 진도 운림산방과 서망항(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진도의 가을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진도 여행 1번지 운림산방이 이즈음 가장 아름답고, 특산물인 꽃게가 제철이다.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 선생이 머물던 곳이다. 아담한 화실 앞에 영화 '스캔들-조선남여상열지사'의 배경이 되기도 한 작은 연못이 있고, 연못 가운데 둥근 섬에는 소치가 심은 배롱나무가 붉은 꽃을 피웠다. 화실 뒤편엔 단정한 초가 살림채가 첨찰산을 병풍 삼아 들어섰다. 운림산방은 소치 허련,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의재 허백련, 임전 허문 등으로 이어진 남종화의 산실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한 가문에서 이렇듯 화맥이 이어진 경우는 유례가 없다.
때마침 10월 24~25일 서망항에서는 진도꽃게축제가 열린다. 진도군 관광진흥협의회(1588-9601)<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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