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박물관 바닥에 비춰진 훈민정음
1월의 끝자락, 겨울도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2월은 설 연휴, 봄방학 등 가족 나들이에 좋은 시기다. 국내 곳곳에 아이들과 함께 찾을만한 다양한 테마의 박물관-미술관이 산재해 있다. 요즘 박물관-미술관은 테마의 다양성은 물론 체험거리도 풍성해져 에듀테인먼트 여행지로 제격이다. 마침 한국관광공사는 서울 용산 소재 국립한글박물관, 경기도 안산 대부도 유리섬과 종이미술관, 강원도 원주 고판화박물관, 속초 국립산악박물관, 전남 목포자연사박물관, 충남 공주 국립박물관, 경남 고령 대가야박물관, 무주 태권도박물관 등 8곳을 2월의 가볼만한 박물관-미술관으로 추천했다.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국립한글박물관(서울 용산)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국립한글박물관은 한글에 대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10월 9일 오픈한 박물관 주 전시실은 '한글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삼고 있다. 한글 창제 원리를 설명하고 한글이 국어로 정착되기까지 과정을 다양한 전시물로 소개하고 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 기념 특별전 '세종대왕, 한글문화 시대를 열다'를 진행 중이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현대미술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전시 중이다. 전시실 맞은편에 있는 한글놀이터는 한글과 놀이를 결합한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박물관이 운영하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알차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문 해설사가 동행해 한글의 역사와 각종 전시물에 대한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국립한글박물관 인근에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도 있어 연계관광코스로 꾸릴만하다. 국립한글박물관 (02-2124-6200)국립중앙박물관(02-2077-9000)_
▶유리섬과 종이미술관(경기 안산 대부도)
경기도 안산 단원구 부흥로에 자리한 유리섬은 유리로 만든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유리섬미술관을 비롯해 유리공예시연장, 야외조각공원, 아트샵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리섬미술관은 유리의 역사와 함께 유리로 만든 동화 속 세상을 담아낸다. 유리로 만들어진 신데렐라의 호박마차, 새, 바닷속 산호 등이 등장한다. 또 갤러리에서는 유리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유리공예시연장에서는 유리공예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고온에 유리를 녹이고 파이프로 불며 모양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는가하면 유리공예 작품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직접 만든 작품은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산책 코스로 좋은 야외조각공원은 유리 조형물과 산책로, 갈대숲 등이 조성돼 있다.
단원구 대부남동에 있는 종이미술관은 한지 공예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 공간과 체험 공방, 카페 등으로 이뤄져 화병, 문갑, 서랍장 등 생활용품을 비롯해 한지를 소재로 표현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어린이미술관에서는 닥종이 인형을 전시하고 있는데, 전래 동화 속 장면이 펼쳐져 있다. '대부해솔길' 4코스가 이곳 유리섬, 종이미술관을 지나 걷기코스와 연계해도 무난하다. 대부도 유리섬(032-885-6262)ㆍ종이미술관(032-887-0606)
▶고판화박물관-뮤지엄 산-오랜 미래 신화미술관(강원 원주)
강원도 원주의 고판화박물관은 신림면 명주사 경내에 자리하고 있다. 절집의 주지이자 고판화박물관 관장인 한선학 스님이 모은 4000여 점의 목판과 판화 중 일부를 전시하고 있다. 원주는 조선 초기부터 500년간 강원감영이 있던 곳으로. 중앙에서 만든 책을 지역에서 필요한 만큼 제작, 배포하거나, 지역의 정보를 모아 직접 책을 만들기도 했다. 더불어 목판과 종이를 만들고 책을 보관하는 기술도 발달했다. 고판화박물관 역시 감영과 관계 깊은 문화 공간으로 판화체험이 가능하다.
문막읍 소재 오랜 미래 신화미술관은 우리의 신화를 빚어놓은 공간이다. 조소를 전공한 아티스트 김봉준 관장이 신화를 연구하여 만든 작품들이다. 창세신화, 건국신화, 마을 신화, 여신 신화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곳 진밭마을에서는 마을에 전해지는 호랑이 이야기를 주제 삼아 호랑이 조각을 만들고, 마을 이름도 '호시탐탐 진밭마을'이라 정했다.
지정면 소재 뮤지엄 산은 자연과 박물관, 미술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산 정상에 위치해 관람 동선을 따라 걷기만 해도 좋다. 웰컴센터에서 시작해 자작나무 길이 아름다운 플라워가든, 건물의 반영이 주는 색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워터가든, 종이의 역사를 알 수 있는 페이퍼갤러리, 기획 전시를 하는 청조갤러리, 우리나라 팔도를 상징하는 조형물로 구성된 스톤가든 등이 이어진다. 고판화박물관(033-761-7885),뮤지엄 산(033-730-9000), 오랜미래 신화미술관(033-746-5256)
▶국립산악박물관(강원 속초)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 소재 국립산악박물관은 한국의 등반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 등산 문화와 등반 기록을 재조명하고 우리 산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 2014년 10월에 문을 열었다. 각 전시실마다 한국 근대 등반의 역사, 한국 대표 산악인 50여 명의 발자취, 우리 선조들의 산에 대한 인식, 신앙, 예술 등의 자료가 전시돼 있다. 특히 제2전시실에 마련된 명예의 전당은 한국 산악계의 태산준령이라 불리는 故김정태 대장을 비롯해 김영도, 故고상돈, 故박영석, 오은선 대장 등 5인의 장비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암벽체험실은 인기코스다. 전문가에게 인공 홀드 이용법과 자세, 이동법을 배우고 암벽 타기에 도전할 수 있다. 이색 고산체험도 가능하다. 해발 3000m, 5000m 환경 속에서 러닝머신을 걷는다. 국립산악박물관(033-638-4459)
▶자연사박물관-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어린이바다과학관(전남 목포)
전남 목포는 '박물관 도시'라는 별칭이 따를법하다. 갓바위 주변에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남농기념관, 목포생활도자박물관, 문예역사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과 전시관이 모여 있어 도보 관광이 가능하다. 용해동 소재 목포자연사박물관은 46억년에 달하는 지구의 역사와 관련한 자료를 전시한다. 4D입체상영관에서는 4D 영상을 상영하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육식 공룡 알 둥지 화석 전시도 진행 중이다. 맞은편에 자리한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수중 문화유산을 발굴, 연구, 전시하는 곳이다. 고려선실과 신안선실이 흥미진진하다. 서해와 남해에서 발굴된 청자 운반선과 곡물 운반선이 들려주는 고려 시대 이야기, 1323년 중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다가 신안 앞바다에 좌초한 중국의 무역선이 전해주는 동아시아 해상 교역 이야기가 수백 년을 거슬러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진다.
산정동에 있는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은 유아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전시 공간을 놀이터처럼 신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 1층 '바다 상상홀'에서 노란색 잠수정을 타고 바닷속으로 진입하면 '깊은 바다' '중간 바다' '얕은 바다'로 자연스럽게 관람 동선이 이어진다. 4D 영상관에서는 15분짜리 4D 입체 영상 '바다 이야기'를 상영한다. 목포자연사박물관(061-274-3655),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061-270-2000),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061-242-6359)
▶임립미술관-국립공주박물관-석장리박물관(충남 공주)
백제 고도 공주 또한 박물관 박물관, 미술관 여행지로 제격이다. 계룡면에 자리한 임립미술관은 충남 사립 미술관 1호로, 공주 토박이인 임립 관장의 소장품 외에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분기별로 내걸린다. 현대미술 작품을 감상한 뒤 그리기, 만들기 등 체험이 가능하다. 봄에는 모래 놀이, 백제 놀이, 주말농장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웅진동에 자리한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 무령왕릉 출토품 4000여점을 전시 중이다. 무령왕릉의 석실을 재현해보는 벽돌 쌓기, 백제 문양 탁본 체험 등도 가능하다. 박물관에서 무령왕릉까지 걷기에 좋다. 석장리동에 있는 석장리박물관은 한국 최초의 선사 박물관으로, 강변 옆에 조성된 선사시대 인물 모형, 움막집을 배경으로 선사시대 체험도 가능하다. 임립미술관 (041-856-7749), 국립공주박물관(041-850-6300), 석장리박물관(041-840-8924)
▶대가야박물관과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경남 고령)
대가야의 수도 경북 고령에는 다양한 유산이 산재해 있다. 지산삼거리의 대가야로를 사이에 두고 북쪽 대가야박물관과 남쪽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자리하고 있다. 주산의 남동쪽 능선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이 있어 이 곳 세 군데를 걸어서 오갈 수 있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대가야의 역사를 테마파크 형식으로 조성해둔 곳이다. 전시관, 체험관, 대가야입체(4D)영상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아래 대가야박물관은 구석기에서 근대에 이르는 고령의 역사를 대가야 중심으로 전시하고 있다. 대가야역사관 서쪽에는 어린이체험학습관과 대가야왕릉전시관이 지리하고 있다. 대가야박물관(054-950-7103),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054-950-7005)
▶태권도박물관(전북 무주)
전북 무주에는 지난 해 세계 태권도 성지가 들어섰다. 설천면 백운산 자락의 태권도원이 그것이다. 태권도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태권도박물관, 세계 최대 규모의 경기장, 태권도 체험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연장에서는 매일 태권도 시범단 공연이 진행되고, 태권 체조와 생활에 유용한 호신술, 격파술을 배우고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체험관은 태권도를 연마하는 가상 체험 공간이다. 기초 체력, 실전 체험, 겨루기, 태권 체조 등 4가지 체험실이 갖춰져 있다.
태권도원에는 도전의 장(체험 공간) 외에 태권도 수련에 필요한 도약의 장(수련 공간), 전통 정원 호연정부터 전망대에 이르는 도달의 장(상징 공간)도 마련되었다.
무주 읍내에는 무주를 대표하는 조선 시대 화가 최북과 일제강점기 문학비평가 김환태의 삶과 업적을 만나 볼 수 있는 최북미술관, 김환태문학관 등이 있다. 태권도원(063-320-0114), 최북미술관& 김환태문학관(063-320-5636)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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