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파리올림픽 기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신바람이 났다. 지난달 26일 개막과 함께 이용·접속자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시차 때문에 올림픽 경기 중계를 보기 위해서다. 밤을 지새우며 공중파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해 나타난 새로운 트렌드인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4일 미디어연구소 다이렉트미디어랩에 따르면 2021년 도쿄올림픽 이후부터 스포츠 시청 트렌드는 TV에서 OTT로 이동 중이다. 파리올림픽의 경우 OTT 의존도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웨이브가 유일하게 파리올림픽 중계권을 획득해 생중계 방송과 하이라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펜싱, 수영, 사격, 양궁, 유도 등에서 연일 메달을 획득하며 선전하는 가운데 웨이브 유료 가입자와 스포츠 콘텐츠 시청량은 급증했다. 여자 양궁 단체 결승전이 열린 지난달 29일 오전에는 웨이브가 제공하는 KBS 1TV, KBS 2TV, MBC TV, SBS TV 등 라이브 채널 동시접속자가 전월 평균 대비 약 5.2배 증가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남자 양궁 단체 결승전에는 동시접속자가 전월 평균 대비 6.7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웨이브 신규 유료 구독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파리올림픽 기간 구독자 수 증가가 평소보다 2.3배 가량 늘었다. 웨이브 이용자들은 올림픽 스타 출연 예능, 다큐멘터리와 함께 스포츠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도 함께 즐기고 있었다.
김경란 웨이브 프로그래밍 그룹장은 "이용자들이 올림픽 기간을 더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특별 편성한 결과, 웨이브 스포츠 장르 콘텐츠 시청량이 평소 대비 900배 이상 폭발적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해외의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에서도 개막 첫날 모든 플랫폼에서 평균 시청자 수가 3200만명에 달하며 도쿄올림픽보다 79% 이상 많았다. OTT인 피콕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28일 피콕과 NBC 유니버설 디지털 플랫폼에는 평균 6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모였다. 경기 개막 이후 첫 사흘간 피콕과 NBC 유니버설 디지털 플랫폼은 45억 분의 경기가 스트리밍돼 이미 도쿄올림픽 전체(44억8000만분)의 총량을 넘어섰다. 피콕의 경우 구독자도 증가했다. 2분기 현재 구독자는 3300만명으로 전년 대비 1000만명이 늘었다. 전적으로 파리올림픽 효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구독자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피콕은 '올림픽의 모든 콘텐츠를 보여주는 허브'와 여러 스포츠 이벤트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 골드존'을 운영하며 올림픽 중계를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스포츠중계가 아닌 선수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업한 시리즈다. 파리올림픽 단체전에 이어 개인 종합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한 여자 기계체조의 시몬 바일스(27·미국)의 올림픽 준비 과정을 담은 4부작 '시몬 바일스, 더 높이 뛰어올라'는 지난달 17일 공개 직후 넷플릭스 톱10 영어 TV 시리즈 부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이렉트미디어랩은 "OTT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스포츠 중계도 OTT로 넘어가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지난 6월 'OTT 사업자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따른 이용자 수 추이 분석' 보고서를 통해 OTT의 스포츠 중계는 신규 이용자 유치와 규모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