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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4대 빅테크 기업, 국내서 실적 '↑'…법인세 규모 국내 기업 대비 '↓'
기사입력| 2024-04-21 14:01:52
국내에 진출해 있는 해외 주요 빅테크 기업이 지난해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법인세 납부 규모는 국내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내에 진출해 있는 해외 주요 빅테크 기업 4개(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9월 결산 법인인 애플코리아의 매출은 7조52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599억원을 기록, 무려 550%가 늘었다. 10~20대 사이에서 뚜렷한 아이폰 선호 현상을 보이며 실적 확대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코리아)는 6월 결산 법인으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매출 1조3698억원, 영업이익 639억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12%가 줄었다.
12월 결산 법인인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653억원, 651억원으로 집계됐다. 구글코리아의 매출은 전년 대비 6%가량 올랐지만, 페이스북코리아의 매출은 5%가량 하락했다. 다만 페이스북코리아의 영업이익은 149억원을 기록, 전년의 91억원과 비교해 60%가량 상승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해외 주요 빅테크 기업 4개사가 지난 1년간 거둬들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 3000억원대, 영업이익은 6600억원대에 달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빅테크의 한국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실적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구글 수천억원 조세 회피와 국내 갑질 지적'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구글의 국내 영향력은 국내 어떤 IT 기업보다 크지만, 정작 감사보고서상 매출 및 법인세 규모는 중소기업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광고 및 기타 리셀러 수익(1545억원), 연구개발용역 수익(627억원), 마케팅 용역지원 수익(1422억원), 하드웨어 수익(58억원) 등 3600억원대를 기록하며 6% 이상 상승했다. 반면 법인세 납부 규모는 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이상 줄었다.
구글코리아의 매출의 경우 3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율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앱마켓 인앱결제 수익 등은 매출이 제외된 금액이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한국재무관리학회 세미나에서 2022년 구글의 한국 매출은 10조5000억원, 납부했어야 할 법인세는 최대 4420억원으로 추정된 바 있다"며 "이는 같은 기간 네이버(4105억원) 및 카카오(2019억원) 법인세를 웃도는 수치로 당시 구글코리아가 실제 낸 법인세(169억원)의 26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바탕으로 월간활성이용자(MAU) 수 3000만명 이상을 보유한 메타의 국내 법인 페이스북코리아의 지난해 법인세 규모는 51억원대로 지난해 네이버의 법인세 4964억원의 1%에 불과하다.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런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IT 업계 일각에선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 경재력 및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세제 감면 혜택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편 애플코리아의 지난해 법인세 규모는 2600억원대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조세 회피 논란을 의식한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낮춤으로써 내수 판매 수익과 영업이익률을 높여 법인세 비용을 어느 정도 현실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