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슈퍼SOL' 모델 뉴진스.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금융그룹들의 '슈퍼앱' 경쟁이 뜨겁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고도화를 통해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이용 편의성과 효율을 높이는 것이 기본이지만, 금융그룹별 고도화 전략은 차이가 있다.
지난달 18일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5개 계열사 앱에서 핵심 기능만 뽑아 통합해 선보인 신한금융그룹 '신한 슈퍼SOL'은 출시 5일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보름여 만에 207만명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고객의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금융서비스를 전면 배치해 이용의 편리함을 최우선 가치로 앱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적극적 마케팅도 주효했다. 앱 설치 고객에게 최고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하면, 아이돌그룹 '뉴진스'도 광고모델로 출격했다.
KB금융그룹은 6개 계열사의 70여개 핵심 서비스를 잇는 기존 'KB스타뱅킹'을 슈퍼앱으로 규정하고, 유니버설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이미 부동산, 자동차, 헬스케어, 통신 등 4대 비금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해온 만큼, 슈퍼앱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전제에서다. 'KB스타뱅킹'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162만명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를 기록한 바 있다. KB금융그룹은 향후 금융·생활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외부 비금융 플랫폼과 전략적 제휴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하나원큐' 역시 주요 계열사의 대표 서비스를 연결하는 슈퍼앱으로 꼽힌다.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지난 2000년 8월 한 번의 로그인으로 계열사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을 개편, 슈퍼앱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계열사들의 주요 서비스를 이질감 없이 연계해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오는 11월 말 기존 '우리WON뱅킹'을 전면 리뉴얼한 새로운 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그룹도 오는 6월부터 'NH올원뱅크'에서 계열사 전 상품의 판매를 개시하고, 내년 1월부터 영업점 방문 없이 모든 업무가 가능하도록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같은 앱 고도화는 접근성 향상,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라이프스타일 앱으로의 확장이 그 배경이다.
우선 앱 안에서 여러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하나로 연계해 접근성을 높인다. 은행, 증권, 카드, 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이 각자 앱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하나의 앱 로그인으로 모두 가능하도록 개편하는 방향이다.
또한 개인 이용자를 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초개인화'가 이루어진다.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고객이 보유한 모든 금융상품과 자산 규모를 앱 초기 화면에 한 데 표시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더 나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모바일 앱에 심어 가장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점차 시도되고 있다.
아울러 금융뿐 아니라 비금융 서비스까지 하나로 연계한다. 헬스케어, 공동구매, 중고차 거래 등 각 금융그룹의 적극적인 비금융 사업 진출과 맞물려 차별화한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앱에 탑재하는 것도 특징이다.
다만, 과거 무겁고 느리다는 평을 받았던 통합 앱의 한계 극복은 과제다. 일부 금융그룹은 불필요한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화면 전환 등 앱 반응 속도를 개선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간편한 모델로의 변화가 중심이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