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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은퇴 이후 경제력 유지 고민…인건비 절감 부부창업 관심 높아
기사입력| 2021-10-21 15:48:48
직장인의 체감 정년퇴직이 빨라지면서 퇴직 후 안정적인 경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정년퇴직 시기는 근무 기업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지만 50대 초반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최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534명을 대상으로 정년퇴직 관련해 설문 조사한 결과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체감하는 정년퇴직 시기가 '평균 49.5세'로 가장 낮았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각 그룹별 '평균 51.7세'로 같았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체감하는 정년퇴직 시기도 '평균 53.8세'로 조사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2011년 5월 통계청이 55~79세 취업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일자리를 그만둔 나이는 평균 53세였다. 남자는 55세에, 여자는 51세에 그만뒀다.
정년퇴직 이후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복수응답으로 저축과 투자가 79.3%로 가장 많았다. 자격증 취득과 취미?특기 준비가 각각 53.0%, 50.4%로 뒤를 이었고, 창업하기 위한 준비도 37.2%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결혼 연령은 늦어지고 정년퇴직 시기는 빨라지면서 은퇴 이후에도 자녀의 경제력까지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실제 창업에 뛰어드는 은퇴자는 설문조사보다 높은 것이 현실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은퇴 이후 창업에 나서려는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은 외식(요식)업이다. 서비스업이나 기술 아이템보다는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과 누구나 이용 가능해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윤인철 광주대학교 창업학과 교수는 "외식업 뿐만 아니라 임대료와 인건비 등 초기 자본을 줄이고 고정비를 낮출 수 있으면서도 경쟁력이 있는 아이템을 찾는게 중요하다"라며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해 위험부담이 높다고 판단된다면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은퇴 후 가장 좋은 창업 형태는 부부창업"이라고 덧붙였다.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을 추가 고용한 필요가 없어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데다 가족의 신뢰를 바탕으로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부부창업 아이템으로는 반찬가게전문점, 치킨, 세탁편의점 등을 꼽을 수 있다. 매장 운영 시간대를 조절하는 게 수월하고, 인건비 절감이 수월하다. 다만 창업 전 프랜차이즈 본사의 안정적인 물류 공급 등은 따져봐야 한다.
반찬가게전문 프랜차이즈 진이찬방은 올해 물류와 생산설비 등 확충과 생산 자동화와 위생시설을 강화한 신사옥으로 가맹점에 안정적 물류 공급을 제공중이다. 농수산물 가격 급등과 코로나19에 따른 집콕족 증가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해부터 부부창업 문의가 늘었다는게 진이찬방 관계자의 말이다. 진이찬방은 신선한 제철음식과 반찬, 각종 국, 찌개 등의 200여 가지가 넘는 메뉴를 제공하는 반찬전문점이다.
티바두마리치킨은 우리동네 맞춤창업 지원으로 부부창업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용은 24시간 무료창업상담을 통해 창업 희망지역과 창업 자금을 토대로 상권조사 및 유동인구, 주거형태 등을 파악 후 예상 매출과 수익성 분석을 진행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동네 맞춤 배달 창업을 실현시킨다는 것이다. 가맹점 오픈 후에는 효과적인 배달앱 전략을 통해 신규 고객 유입부터 재주문율을 높이는 등 해당 가맹점의 경쟁력 상승을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은 세탁편의점에 셀프빨래방인 코인워시24를 더한 코인월드와 무인 셀프빨래방 코인워시24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세탁편의점 코인워시24는 낮시간에는 세탁편의점과 셀프빨래방으로, 심야시간에는 무인 셀프빨래방으로 운영된다. 낮은 노동강도와 손쉬운 운영에 1인가구 등에 따른 수요증가가 더해져 50대 창업자의 문의가 크게 증가했다는게 월드크리닝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부부창업은 부부간의 궁합이 사업궁합으로 연결돼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 있지만 부작용도 종종 발생한다"며 "배려를 기본으로 서로의 역량과 조건을 사전에 충분히 경험하고 계획하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