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트림블, 현대건설기계, SK건설 등과 함께 SOC 실증연구센터에서 ICT를 활용한 도로공사 실증을 성공리에 마쳤다고 21일 밝혔다. 실증사업은 기존 전통방식과 스마트 건설방식으로 시공해 공법의 효율성을 비교한 사업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실증사업은 실제 길이 260m, 폭 20m에 해당하는 상·하행선 도로공사를 총 37일 진행했다. 스마트건설 방식에는 라이다(LiDAR) 드론, BIM(3차원 설계 기반 4D 공정지원), AR 기술 등이 도입됐다. ICT 기술이 건설 현장에 적용된 적은 있었지만 측량, 설계, 시공, 관리까지 전 단계에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실증사업에는 현대건설기계의 굴삭기, 도저, 그레이더, 진동롤러 등 총 4대의 중장비가 투입됐다. 측량·설계·시공·모니터링 및 관리까지 토공공사 전 단계에 SK텔레콤과 현대건설기계, 측량 전문기업 美 트림블(Trimble)의 ICT 솔루션을 중장비에 장착해 실증이 이뤄졌다.
측량 단계에서는 사람 대신 근적외선을 이용한 초정밀 '라이다(LiDAR) 드론'을 활용됐다. 라이다 드론은 상공에서 레이저 광선을 쏘아 반사파로 지형의 생김새를 찍어 떠내듯 기록하는 초정밀 드론이다. 이를 통해 숲이 우거진 지대에서도 땅의 높이, 토공량(흙의 양) 등을 쉽게 산출할 수 있다.
설계 단계에는 3차원 설계 방식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을 활용했다. BIM은 미리 시설물을 3차원(3D) 공간에서 디자인하고 시공, 준공, 유지관리까지 건설의 모든 정보를 통합·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종이로 된 설계도나 2D 캐드(CAD) 도면에 의존하다 보니 설계가 변경될 경우 처음부터 다시 전 과정의 설계도를 수정해야 했다. 특히, 설계상 문제를 시공 전에 파악하기 어려워 숙련된 건설자들의 경험에 의존해왔다.
시공 단계에서는 T 라이브 캐스터, 경사센서와 GPS 안테나 및 수신박스 등을 중장비에 장착해 작업했다. 이들 장치는 통합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건설현장을 3D도면으로 형상화했다. 실제 기능공이 굴삭기로 땅을 팔 때 버킷(삽)에 장착된 경사센서와 GPS 등을 통해 땅의 넓이, 깊이, 기울기 각도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 실제 1.5cm 오차범위 안에서 정밀 작업이 가능한 결과가 나타났다.
스마트건설 공법을 통해 총 생산성 30% 향상, 공사기간 및 비용 25% 단축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4개 기업·기관은 실증사업을 토대로 향후 초저지연/초고속/초연결성 이 특징인 5G를 접목해 스마트건설 기술을 고도화하고 건설 자동화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5G를 사용하면 수백km 떨어진 관제센터에서 작업자가 마치 중장비 조종석에 앉아 작업하는 것처럼 고화질 영상을 보며 원격 조정하는 등 건설 현장의 원격제어, 자율작업, 무인화 등을 구현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증 결과가 스마트건설 대중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5G와 AR/VR, AI 등 New ICT 솔루션을 결합해 터널, 교량, 스마트 조선소까지 5G B2B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