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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금융공사 '불안한' 안심대출 신청…서버 마비에 개인정보 유출까지

기사입력| 2019-09-24 09:11:43
지난 16일 신청 접수가 시작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상품으로, 신청 시작 일주일만에 신청액이 공급 총액인 20조원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대출 신청 접수 방법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금융공사의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주택금융' 오류로 적지않은 인원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전자 약정시 제공되는 0.1%포인트 추가 금리 혜택 때문에 온라인 신청이 집중되면서, 초기 신청 기간에 서버 과부화로 대기 시간이 길어져 불만이 빗발치는 등 잡음이 적지 않았다.



▶ 선착순 아닌데 신청 폭주?…'수요예측 실패' 지적

금융위원회는 22일 오전 9시 기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총 17만5000건, 금액 기준 20조5000억원 가량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당국에서 설정한 대출 규모인 20조원을 상회하는 것이다. 23일 오후 4시 현재 신청 완료는 22만3779건, 금액 기준 26조 627억원에 달한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10∼30년 만기, 연 1.85∼2.10%(전자약정 우대금리 적용 시) 기존 대출을 최저 1%대 고정금리로 최대 5억원 바꿔주는 상품이다. 신청은 자신이 대출을 받은 은행 창구를 방문하거나 주금공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스마트주택금융'을 통해 이루어진다. 마감일인 이달 29일 자정까지만 신청하면 되고 선착순은 아니다.

그러나 온라인 신청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데다 온라인으로 전자 약정하면 0.1%포인트 추가 금리 혜택을 받기 때문에, 온라인 신청 쏠림현상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23일 오후 4시까지 접수된 전체 22만 3779건 중 주금공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접수에는 19만2786건(금액 기준 22조9017억원)에 달하는 신청이 쇄도했다. 반면 14개 시중은행 창구를 통해 접수된 대환신청은 3만993건(금액 기준 약 3조161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게다가 선착순이 아님에도 초기에 신청이 몰리면서 '대기순번 15만번째', '서버 마비' 등 대혼란이 생겼다. 특히 오랜 대기시간 후 접속이 돼도 필요한 프로그램 다운로드 중 오류로 신청이 불가능해 분통을 터뜨린 신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16일 처음으로 대출 신청을 시도했던 30대 김모씨는 "오전은 물론 저녁 시간 대에도 대기 순번이 10만번이 넘어 도저히 기다릴 수 없었다"며, "지난 22일 밤 1만명 이내로 대기 순번이 줄어든 것을 보고 겨우 신청할 수 있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콜센터와 홈페이지 이용자 급증으로 신청 과정이 원활하지 않게 되자, 초기 신청 접수가 예상보다 적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주금공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접수 처리액은 신청 첫날인 16일 8000억원에서 17일 1조7000억원, 18일 3조1000억원, 19일 3조6000억원, 20일 3조5000억원, 21일 4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 주금공과 금융당국의 '수요예측 실패'도 도마에 올랐다.

23일 주금공 관계자는 "초반 일주일 신청 접수가 예상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이 일회성인데다, 서민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금공에서 "2주의 신청 기간이 있고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시간대를 선택해서 신청하면 된다"고 조언하는가 하면, 금융당국에서도 점차 대기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전망을 내놔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가 22일 "오픈 초기 혼잡이 있었지만, 지난 일주일 간 지속적인 서버증설과 시스템 효율화 등을 통해 불편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극심한 불편을 겪은 신청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 대출 신청 앱 로그인하자 다른 사람 개인정보 노출도

특히 이같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접수 과정의 불편 뿐 아니라,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 사고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관련업계와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대출 신청 초기인 지난 17~18일 전산 오류로 인해 다수의 개인정보 노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오후 11시부터 18일 낮 12시 사이 스마트폰 앱으로 대출신청을 하려던 일부 신청자가 공인인증서 정보를 넣고 로그인하자, 연락처 및 주소·소득 및 건강보험 등 다른 사람의 개인 정보가 기재돼 있었다는 것. 특히 로그아웃 후 다시 로그인 할 때마다 또다른 사람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전해져 오류의 심각성을 더했다.

이에 대해 주금공에서는 접속 폭주로 인한 시스템 개선 작업 진행 중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주금공 관계자는 "이번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29분에게는 전화로 상황 설명을 한 상태"라면서, "현재 유출 건과 관련된 추후 대책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플의 해당 오류는 수정됐고, 정확한 원인은 전문 제조사에 진단을 의뢰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당 사고 발생에 대해 주금공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만약 일반 금융사에서 일어났다면 큰 논란이 됐을 사안"이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더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29일 자정까지 대출 신청 접수를 받고 신청자 중 집값이 낮은 순서로 대출을 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공급이 예정된 20조원 외에 추가 편성 계획은 없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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