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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로 반등 노린 LG유플러스…대·내외 돌발 악재에 곤혹

기사입력| 2019-05-30 08:26:27
내우외환(內憂外患). LG유플러스의 상황이 딱 이렇다. 지난 4월 초 5G의 개인상용화 이후 2등 통신사로서 도약을 목표로 세웠지만 대내외 악재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무엇보다 악재를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정치·사회적이슈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2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안보문제를 내세워 자국 내 화웨이의 통신장비 판매와 사용을 금지령을 발동했다.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국내 시장에서 화웨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시장점유율은 크지 않아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 안팎에선 오히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화웨이의 성장세가 꺾여 오히려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내놓는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입장에선 미국의 화웨이 제재 움직임은 달갑지 않다. 국내 이통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5G 장비를 도입키로 한 만큼 5G망 구축과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통3사가 저마다 강조하는 5G 경쟁력은 커버리지다. 5G 커버리지란 소비자가 초고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범위를 말한다. 5G의 경우 LTE와 주파수 대역대가 다르고 범위가 좁아 촘촘한 기지국 설치가 요구된다. 이통3사가 5G 서비스 출시 초기 기지국 확대 계획을 앞다퉈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5G 상용화 이후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커버리지 확대는 시장점유율 확대의 주요 발판이 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이 같은 점에 주목, 5G 상용화에 앞서 하현회 부회장이 직접 나서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해 현재 구축중인 3.5㎓ 주파수 대역에만 약 4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탈꼴찌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우선 상반기 5만개, 연내 8만개까지 기지국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데 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네트워크 장비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지속될 경우 장비 수급에 따른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단 LG유플러스 측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5G 커버리지 확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준비된 부품이 있기 때문에 내년까지 기지국 장비를 구축하는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화웨이로부터 내년까지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도록 준비돼 있다고 통보를 받았다"며 "연내 8만개 기지국 설치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5G 서비스 이용에 있어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LG유플러스의 해명에도 불구, 5G 커버리지 구축 차질에 대한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실제 화웨이 제재 이슈가 제기된 이후 LG유플러스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 LG유플러스의 주가는 1만3000을 기록, 최근 3개월간 가장 낮았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장기화에 대한 우려심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보안문제 이슈가 재점화 되며 LG유플러스 경영진의 경영능력을 문제 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LG유플러스 입장에선 부담스럽다. 지난해부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내세워 장비 교체를 요구하는 이들이 많았던 만큼, 자칫 고객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외에도 LG유플러스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5G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한 CJ헬로의 인수까지 과정이 순탄치 않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CJ헬로 지분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3월 관련 당국에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CJ헬로의 인수는 5G 시대를 맞아 콘텐츠 경쟁력 강화 차원이었다. 기업결합심사를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 희망연대노동조합과 CJ헬로 고객센터지부 등은 LG유플러스가 제시한 공익사업 강화, 지역성 제고 등의 방안, 고용보장 계획 등이 구체적이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까지 발행한 만큼 케이블 방송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가 지원여력이 남아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가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고용승계에 대한 계획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인력 구조조정 가능도 높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최악의 경우 단체행동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측은 CJ헬로 인수와 관련해 언급은 꺼리고 있다. 기업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특별히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이 아닌, 공정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5G 상용화를 앞두고 화웨이 장비를 바탕으로 한 커버리지 확대를 바탕으로 탈꼴지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와 콘텐츠 확대 차원에서 추진한 CJ헬로 기업결합에 따른 부정적 이슈가 계속될 경우 시장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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