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하나금융연구소
국민연금 수급자 상당수가 수입 감소로 계층이 하락했다고 생각하며, 절반 가까이는 은퇴 후 소비수준이 현역 시절의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2일 65∼74세 국민연금 수급자 650명을 설문 조사해 펴낸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퇴직 고령자가 수입감소로 생활수준이 급격히 하락했으며, 단지 0.6%만이 현역시기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생활 소비수준이 현역 시절의 50% 미만이라고 답한 비중이 48.6%에 달했고, 30%도 안 된다고 답한 비중도 15.8%였다.
아울러 국민연금 수급자의 현재 노후 생활비용은 월평균 20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최소 노후생활 비용인 183만원은 넘지만, 여가생활 비용 등을 포함한 적정 생활비용 264만원에는 60만원가량 모자랐다.
그리고 현역 시기에 자신을 상류층이라고 인식한 은퇴자의 81.3%가 은퇴 후 자신이 중산층으로 이동했다고 인식했다. 6.3%는 은퇴 후 저소득층이 됐다고 여겼다. 현역 시기 중산층이라고 생각한 사람 25.9%는 은퇴 후 저소득층으로 이동했다고 느꼈다.
절반 이상의 수급자들은 50세 이전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응답했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12.8%는 20∼30대부터, 41.7%는 40대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현재 노후 생활비용은 대부분 적정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또한 설문 참여자는 자신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이 평균 82세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추가적인 자금원 마련에 대해서도 수급자의 52.6%는 아예 없다고 응답하거나, 33.8%는 자녀의 부양을 기대한다고 응답해 적극적인 노후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61.5%는 지급받은 국민연금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고,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저축하는 사람은 27.1%에 불과했다. 향후 희망하는 금융상품으로는 연금(19.9%)과 건강보험 상품(18%) 선호도가 높았고, 예·적금(9.5%), 투자상품(4.6%)이 뒤를 이었다.
소득계층별로는 중산층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추가소득원으로서 연금을 선호한 반면, 저소득층은 비용절감 목적의 건강보험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득수준에 따라 금융상품의 선호도가 뚜렷하게 대비됐다.
비재무적 은퇴준비에 대해서는 73.5%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건강(30.3%)과 나만의 여가(20.3%) 등을 가장 중요한 비재무적 준비활동이라고 응답했다. 그리고 소득활동에 참가하고 있거나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비재무적 은퇴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42.3%인 국민연금 수급자의 소득 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차주필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장은 "이번 설문을 토대로 연령·소득계층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