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지난해 재벌그룹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9% 웃돌아…여전한 '거수기'
기사입력| 2019-03-27 14:29:06
지난해 재벌그룹 상장 계열사 사외이사들의 안건 찬성률이 99%를 웃돌며 여전히 '거수기'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해 57개 대기업집단 소속 상장 계열사 251곳의 사외이사 활동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908회의 이사회에서 6350건의 안건을 의결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중 사외이사 찬성률은 무려 99.66%로 전년도(99.62%)보다 0.0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부결과 보류는 각각 7건에 불과했다. 부결은 KT(2건)를 비롯 삼성, SK, 롯데, KT&G, 태영(각 1건) 등 6곳에서 나왔다. 보류는 포스코와 농협(각 2건), SK,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각 1건) 등 5곳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46개 그룹에선 부결이나 보류가 한 건 없이 100% 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해 왔으나 실제 역할은 미미했던 셈이다. CEO스코어는 "지난해에도 100% 가까운 높은 찬성률로 '거수기'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안건별로는 사업·경영 관련이 전체의 29.2%(1853건)로 가장 많았으며 ▲인사 17.9%(1138건) ▲특수관계자 및 주주와의 거래 16.2%(1027건) ▲자금조달·대여 16.1%(1022건) ▲정관의 제정·개정 6.3%(403건) 순이었다.
특히 자금 조달·대여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거나 불안정한 계열사를 가진 그룹이 상위에 올랐다. 이랜드는 41개의 안건 중 절반 이상인 26건(63.4%)에 달했고 SM(48.7%·56건), 하림(47.6%·91건), 한진중공업(46.9%·23건), HDC(43.1%·28건), 대우조선해양(42.1%·16건) 등도 비중이 높았다. 반면 교보생명과 에쓰오일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내부거래에 해당하는 '특수관계자 및 주주와의 거래' 안건은 현대차가 37.4%(92건)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셀트리온(34.1%·31건), 신세계(32.3%·62건), 태광(31.7%·2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재계 1위 삼성도 내부거래 관련 안건이 전체의 29.2%(121건)에 달해 비교적 높았다.
한편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포스코, 교보생명, SM, 하이트진로 등 4곳이 100%를 기록한 반면 이랜드(65.6%), 동원(76.6%), 유진(85.1%), 농협(85.2%), 셀트리온(87.7%), 대우조선해양(89.6%), 하림(89.8%)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완제 기자 jwj@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