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신임 KEB하나은행장이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2년 임기에 들어갔다.
지 신임 행장은 이날 취임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왼쪽 날개는 디지털, 오른쪽 날개는 글로벌을 달되 조직 안정을 위해서는 소통과 배려라는 두 바퀴를 땅에 붙이고 나아갈 것"이라고 장기 비전과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특히 지 행장은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리딩뱅크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데이터기반 정보회사로의 탈바꿈, ▲글로벌 현지화 경영과 국내와의 협업 확대를 통한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뱅크 도약, ▲손님의 기쁨을 최우선으로 하는 손님 중심의 '손님행복은행' 계승 발전 ▲직원이 만족하는 최고의 일터 '직원이 신바람 나는 은행' 등 네 가지 실천과제를 발표한 것.
우선 지 행장은 하나금융그룹 모토와 같이 하나은행을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1200명의 디지털 전문 인력을 육성해 은행 전반에 디지털 유전자(DNA)를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대표 출신으로 해외 경험이 풍부한 지 행장은 "투자은행(IB), 자금, 신탁, 기업금융 등 해외 관계사 협업을 강화해 하나은행을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정보통신기술(ICT) 회사 라인과 함께하는 디지털은행 사업을 예로 들며 앞으로도 은행과 전혀 다른 산업이라도 적극적으로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인사(HR) 제도를 마련해 인재 20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과 인도네시아 외에 새로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으로는 '신남방'을 꼽았다. 그는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인도 등에 임기 2년 동안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규 은행장은 2014~2017년 통합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초대 은행장을 역임하면서 전략·재무·IB·기업영업·개인영업·기획 등 은행 업무 전반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또한 현지인을 능가하는 중국어 실력과 함께 영어·일어·베트남어 등 다양한 외국어 구사가 가능하며, 오랜 해외근무 경험을 통한 풍부한 글로벌 감각 및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외 영업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년6개월간 초대 행장을 맡은 함영주 전 행장의 뒤를 이은 지 행장은 시중은행장 중 최연소(1963년생)로, 세대교체의 의미도 크다는 해석이다.
지 행장은 "50대 초반에 중국에서 근무할 때 39세 행장을 모시고 일한 적도 있다"며 "육체적인 연령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얼마나 젊은 생각과 유연한 사고를 가졌는지가 중요하다. 세대교체는 연령 교체가 아닌 새로운 생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지 행장은 '손님행복은행 발전'과 '직원이 신바람나는 은행'을 강조하며 "형식적이고 습관적인 회의, 관료적인 보고, 지나친 의전문화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실용적인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초 옛 외환·하나은행의 인사·급여·복지 제도 통합을 이루면서 은행 합병에 필요한 제도 결합은 마무리했으나, 정서적 통합은 진행 중"이라면서 "직원들이 디지털과 글로벌 혁신이라는 공동의 명확한 목표를 가지면 정서적 통합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만 기존 은행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려는 것이기에 조직 불안정성이 나올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소통과 배려로 풀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 행장은 오는 25일 함 전 행장과 함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