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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위기' MG손해보험, 노조 파업까지 사면초가…'터질 게 터졌다'?

기사입력| 2019-02-21 08:39:34
지난 19일 노동조합의 파업 돌입으로 MG손해보험의 노사갈등이 재차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시장 퇴출설'까지 거론되고 있는 MG손해보험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임금인상률에 대한 이견이 파업의 이유로 알려져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경영개선과 관련된 해묵은 노사갈등이 결국 터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달 초 '존폐 문제가 걸린' 경영개선계획서 제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악재에 MG손보 측도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 극단으로 치달은 '노사갈등' 알고보니…

20일 금융당국과 MG손해보험 등에 따르면, 19일 MG손보의 본사·지점 소속 조합원들은 1차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500명 중 80%에 육박하는 380명이 21일까지 합숙 파업에 들어간 것. 보험사 노조 파업은 지난 2012년 고용보장 문제로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노조가 파업한 이후 약 7년 만으로 이례적인 것이다.

일단 파업의 표면적 이유는 임금인상을 둘러싼 갈등이다. MG손보 노사는 임금인상률 등에서 상당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50억원대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MG손보는 2018년에도 약 120억원(추정)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있다. 또한 경영난으로 인해 지난해 6월 기준 82.4%로 급락했던 지급여력(RBC)비율도 100%를 살짝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보험사가 이를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인 RBC는,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다.

더불어 업계에서는 임금 인상폭 외에도 '경영개선' 이슈가 노사간 갈등의 핵심이라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한편 MG손보 고객 상당수가 창구 이용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 만큼, 파업으로 인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20일 MG손보 관계자는 "전산화와 비상 태스크포스(TF) 가동 등으로 파업 첫날인 19일 업무 공백은 크지 않았다"면서, "협상이 오랜 기간 진행돼 온 만큼, 1차 파업기간 중에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책임론 '왜'?

MG손해보험의 노사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MG손해보험의 전신은 그린손해보험으로, 지난 2013년 경영악화로 사모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가 설립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에 인수(지분 93.9%)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나머지 지분 6.07%를 소유하면서, 자베즈파트너스에 재무적 투자자(LP)로 참여한 실질적 대주주다.

이 때문에 최근 수년간 국정감사 등을 중심으로 "부채비율이 2000%가 넘는 새마을금고가,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300% 이하로 제한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회피하기 위해 '우회인수'라는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인수 초기 약 4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던 새마을금고는, 2016년 이후로는 추가 증자를 중단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MG손보는 수년째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며, '시장 퇴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3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부임 후에는 출자 논의 자체가 중단되는 등 '나몰라라'식 대응이 이루어지면서, 노조에서 새마을금고중앙회 본점 앞에서 수차례 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이 증폭됐다.

MG손보 노조는 지난해부터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이 책임회피와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직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하는가 하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에 대한 직접투자를 단행하든지, 대주주이면서 대주주가 아니라고 계속 발뺌을 할거면 지금 당장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제대로 된 자본에 매각하라"고 촉구하는 등 박차훈 회장을 겨냥한 공세를 강화해왔다.

업계에서도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한 자본확충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 대주주인 새마을금고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자칫하면 현실적 매각 타이밍마저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인수 과정에서부터 자구안과 관련된 이슈까지 총체적으로 노사간의 신뢰가 무너진 후유증"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 퇴출 가능성' MG손보의 운명은?

현재 MG손해보험은 3월 7일까지 금융당국에 향후 운명이 걸린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야하는 상황이다.

MG손보는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채권 매도평가 손실)으로 지난해 지급여력(RBC)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져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았다. 이후 유상증자 계획 등이 포함된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 조건부 승인을 받긴 했지만, 자본확충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9월 경영개선 권고보다 한 단계 높은 경영개선요구 조치가 추가로 이루어졌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제출한 MG손보의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금융위는 지난달 "자본확충 이행 가능성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또다시 불승인했다. 따라서 MG손보가 2개월 안에 확실한 자본확충 계획을 내지 못하거나 한 번 더 불승인되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는 경영개선 명령으로 바뀌면서 MG손보는 영업정지나 강제매각 등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주식소각, 임원 직무집행 정지 및 관리인 선임, 6개월 이내의 보험업 전부 정지 등 사실상의 파산 절차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MG손보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100%를 넘겼다고는 해도,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50%를 충족시키려면 1500억원 이상의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MG손보 측에서는 1000억원 안팎의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있지만, 마땅한 외부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MG손보 관계자는 "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스나 제3의 투자자를 통한 증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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