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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통합 후 첫 희망퇴직 실시…290명 중 50명은 계약직 전환
기사입력| 2019-01-18 08:26:58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16년 말 대우증권과의 통합 출범 이후 처음으로 직원 290명(임금피크 대상자의 명예퇴직, 휴직자 포함)에 대해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통합 출범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던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입장과는 다른 행보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7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요건을 충족한 인원을 추린 결과 일반직 150명·업무직 140명 등 모두 290명이 이달 중 퇴직 절차를 밟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희망퇴직 신청자 대부분의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반직 50명은 지점에서 투자 상담을 하는 계약직인 주식 상담역이나 자산관리(WM) 전문직으로 전환된다.
노사 합의안에 따라 일반직은 10년 이상 근무자 중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업무직은 8년 이상 근무자 중 36세 이상을 대상으로 각각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일반직 기준으로 24개월치 급여에 재취업 교육비 명목으로 5년간의 학자금 또는 위로금 3000만원을 주는 조건이다. 지점 창구에서 일하는 업무직도 24개월치 급여와 재취업 교육비를 지원한다.
일반직은 희망퇴직 외에 주식상담역이나 자산관리(WM) 전문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경우 WM전문직의 경우 12개월분 급여에 10년간의 학자금 지원 또는 일시금 3000만원을, 주식상담역은 18개월분 급여에 10년간의 학자금 지원 또는 일시금 3000만원을 선택할 수 있다. 학자금과 일시금은 자녀의 연령에 따라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업무직 희망퇴직자에게는 향후 어학, 자기개발 등 재취업을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육아프로그램에도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직원들에게 직무 전환을 통해 일할 수 있게 하거나 재취업을 위한 교육 기회를 주는 등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특히 10년간의 학자금 지원은 업계 최대의 복지 지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이번 희망퇴직이 최근 증시 부진 속에 희망퇴직을 벌인 KB증권 등 증권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맞물려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대우 노조는 앞서 사측이 점포 축소 등으로 사실상의 구조조정을 추진하자, 지난해 11월 철야 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2017년 말 기준 164개였던 점포 수는 지난해 말에는 136개로 줄었다"면서도, "그러나 점포 통폐합에 의한 대형화가 주요 이유로, 고객자산 규모는 234조로 동일하고 관리 인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대우증권을 인수해 미래에셋대우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한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약속도 사실상 2년만에 공염불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박 회장이 글로벌경영전략고문으로 한발 물러난 상황에서 현재 미래에셋대우를 이끄는 최현만 대표이사 수석 부회장도 비슷한 말을 여러 차례 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직이 많은 증권사 특성상 희망퇴직에 대한 수요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박현주 회장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직원들의 아쉬움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