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소비자 10명 중 7명은 내년 집값이 보합 내지 내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114가 최근 전국 623명을 대상으로 '2019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0.61%가 매매가격이 보합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6개월전 조사한 2018년 하반기 전망에서 보합 응답이 40.39% 비중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소비자 전망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전세가격도 '보합(38.82%→39.49%)' 선택에 대한 비중 변화가 직전 조사와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
다만 매매가격 전망은 하락(31.78%) 응답이 상승(27.61%)보다 4.17%포인트 높은 비중을 나타냈고, 전세가격 전망은 상승(32.42%) 응답이 하락(28.09%)보다 4.33%포인트 높아 서로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내년에는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보유세 과세, 3기신도시 지정 등의 다양한 변수들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의 39.39%는 '대출 규제 및 금리상승'을 그 이유로 선택했다.
정부가 신DTI(총부채상환비율)와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 레버리지를 통한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유동성 효과도 일단락된 분위기다. 이어 '국내외 경기 회복 불투명(27.27%)'에 대한 응답 비중도 높게 나타나면서 경제성장률 둔화도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소비자 2명 중 1명은 그 이유로 '서울과 신도시의 국지적 가격 상승(48.84%)'을 선택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서울과 서울 인근의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과열양상을 나타내면서 수도권 전반으로 여파가 커진 결과로 판단된다. 또한 ▲서울 지역 공급부족 심화(16.28%)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15.12%) ▲실수요자의 매매전환(13.37%) 등도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선택됐다.
또한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답한 202명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이유에 대해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거주 증가(50.50%)'를 선택했다. 최근 1~2년 사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한 만큼 가격 부담으로 전세 시장에 대기하는 수요층이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분양을 위한 일시 전세거주(21.78%)'도 전세가격이 오르는 요인으로 선택됐다.
반면 전세가격 하락 전망은 '입주물량과 미분양 증가(37.71%)'를 주된 이유로 선택했다. 올해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인된 가운데, 내년에도 과거 평균 대비로는 상대적으로 많은 입주물량이 예고됐다. 게다가 미분양 주택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면서 전세가격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 10명 중 3명은 내년 부동산 시장 주요 변수로 '정부의 대출 규제 및 금리 변화(32.42%)'를 선택했다.
내년 모든 금융권으로의 확대 시행이 예고된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은 주택담보대출에 마이너스 통장, 자동차 할부금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포함해 대출 가능 규모를 산정한다.
과거보다 대출 가능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1가구 1주택자도 대출과 청약에 대한 전반적인 규제 수준을 강화하면서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부동산114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보니 유동성 축소에 따른 주택 구매 심리 위축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 여건(22.15%)'도 부동산 시장 변수로 꼽혔다. 직전 조사(16.04%) 대비 6.11%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초 연 3% 수준이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7% 수준으로 낮아졌고 취업자와 소득 증감 등의 주요 경제 지표가 앞으로의 경기둔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환경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밖에 '보유세 등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 지속 여부(17.66%)', '3기신도시 신규 지정 등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12.20%)'등도 변수에 포함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