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사업실 황윤성 이사(왼쪽)와 칭화연구원 주더취엔 교수가 '수소 에너지 전략 협업 MOU'를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는 모습.
현대자동차가 미래 수소 에너지 기반의 '수소사회'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파트너사와 함께 수소 전문 펀드를 조성하고, 수소산업 생태계에서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한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칭화대학 베이징칭화공업개발연구원(Beijing-Tsinghua Industrial R&D Institute : 이하 칭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수소에너지 펀드(Hydrogen Energy Fund)'를 설립해 수소산업 밸류체인 내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수소에너지 펀드'는 현대자동차와 칭화연구원 산하 전문 투자기관인 일드캐피탈(Yield Capital)이 공동으로 투자금을 조달하고 관리한다.
아시아, 유럽, 북미의 유력 벤처 캐피탈도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며, 펀드 규모는 총 1억 달러(1,134억원)를 목표로 추진한다.
현대차와 칭화연구원, 일드캐피탈은 그 동안 축적해온 수소전기차의 기술력과 수소산업에 대한 풍부한 전문성 등을 적극 활용, 미래 성장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결정할 방침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한국과 중국 등의 수소산업 관련 제반 인프라와 수소 부문 핵심 기술 리더십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양 측이 운영 중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및 기업 투자 전략 하에 체계적인 지원도 제공한다.
'수소에너지 펀드' 투자 자문 역할에는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 김세훈 상무와 중국 신재생에너지 부문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 전기차 100인회' 장용웨이 사무총장이 참여한다.
'수소에너지 펀드'는 양국의 수소 관련 혁신 기술 개발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궁극의 미래 에너지로 평가되는 수소를 기반으로 한 '수소경제사회'를 견인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베이징에 위치한 칭화대에서 현대차그룹 중국지주사 왕수복 부사장과 칭화대 스종카이 당부서기, 칭화연구원 진친시엔 부위원장, 주더취엔 교수, '중국 전기차 100인회' 장용웨이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 에너지 전략 협업 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그룹 왕수복 부사장은 "칭화공업개발연구원과 수소에너지 펀드를 설립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력은 수소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며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동반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종카이 당부서기는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관련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중국 수소생태계에서 큰 강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번에 설립될 수소에너지 펀드를 통해 향후 수소사회의 중요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수소에너지 펀드' 설립을 통해 중국 내 수소에너지 관련 신사업 진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현대차가 중국에서 수소전기차 사업을 시작할 경우 이번 MOU를 통해 구축된 협업기반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국 수소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핵심 기관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수소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칭화연구원은 '중국의 MIT대'로 불리는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칭화대학교의 산하기관으로 베이징시와 칭화대학이 5:5로 지분을 투자해 설립됐다. 칭화연구원은 중국 정부를 비롯해 학계, 산업계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특히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화를 주도하는 연구기관으로 평가된다.
또 칭화연구원의 주도로 2014년 설립된 일드캐피탈은 수소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중국 내 수소에너지 분야에 대한 우수한 투자능력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수소 생산, 저장, 운송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물론 연료전지 스택 및 동력 시스템 개발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글로벌 수소산업 밸류체인 내 다양한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은 극심한 환경오염을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견인할 에너지 대안으로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정부는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연합'을 출범하고 수소전기차를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수소전기차 굴기'를 선언한 바 있다.
이어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 보급 이라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운 뒤 관련 법령과 정책을 정비 중에 있다.
전기차 보조금은 줄인 반면 수소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2020년까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은 중국 정부가 수소산업 육성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지방 정부 중에는 상하이시가 수소전기차 보급에 가장 활발하여 2025년까지 글로벌 TOP3 업체의 R&D 연구센터 2곳을 유치하고, 50기 이상의 충전소와 승용차 2만대 포함 총 3만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하는 연료전지차 발전규획을 작년 9월에 발표한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의 수소전기차 시장 공략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중국 전기차 100인회'가 베이징에서 주최한 '연간 포럼' 행사에 참가해 수소전기차 양산 경험을 소개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 기술력이 집약된 넥쏘 수소전기차를 전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완강 중국 前 과학기술부장(現 중국과학기술협회 주석, 13기 정협 부주석)은 넥쏘 수소전기차를 직접 운행한 뒤 동력성능과 운전성능이 매우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또 현대차는 지난 6월 상하이에서 개최된 'CES 아시아 2018'에 참가해 수소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넥쏘(NEXO) 자율주행차', '수소전기하우스' 등 현대자동차가 그리는 미래 수소사회에 대한 비전을 중국시장에 전했다.
당시 현대차는 대기오염 해소에 관심이 높은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넥쏘 수소전기차를 활용한 공기정화 시연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CES 아시아' 조직위원회는 넥쏘의 미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해 '자동차 기술' 부문 'CES 아시아 2018 혁신상'을 수여했다. 'CES 아시아'에 참가한 자동차 업체 중 이 부문에서 상을 수여한 것은 넥쏘가 유일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9월 스위스 수소 에너지기업 'H2Energy'(이하 H2E)와 1천대의 수소전기 트럭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17일에는 프랑스의 에어리퀴드(Air Liquide), 엔지(Engie)社와 수소전기차 및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고 2025년까지 프랑스에 수소전기차 5천대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