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들. 완쪽부터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 BAT코리아의 글로, KT&G의 릴 플러스와 릴 미니.
'빨주노초파남보…'
최근 애연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컬러가 무지개 색처럼 다양해지는 데다 일부 제품은 반짝이는 펄 성분을 사용, 화려해지고 있다. 기존 궐련 담배가 '흑백 시대'였다면 최근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흡연문화의 '컬러 시대'를 이끄는 변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같은 업체들의 이른바 '컬러 마케팅'은 여성 흡연자와 젊은 층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흡연을 조장한다는 비난도 있지만 애연가들은 다양한 컬러제품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한 여성흡연자는 "몸에 덜 해롭다고 하고 냄새도 거의 안나는 것 같아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꿨다"면서 "기왕이면 예쁜 기기를 구입하고 싶어 밝은 컬러의 제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업체들이 화려한 색상의 한정판을 출시한다고 하면 패션 아이템처럼 새로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며 "특히 술자리 등에서 새 기기를 꺼내놓으면 주위에서 큰 관심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에 궐련형 전자담배 업체들은 개성있는 신제품들을 쏟아내며 사실상 2차 '컬러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처음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출시한 한국필립모리스는 기본 색상인 네이비·화이트 제품 뿐만아니라 메탈릭 레드, 루비, 메탈릭 블루, 핑크 등 다양한 컬러의 한정판을 출시했다. 해당 컬러들은 국내보다 먼저 판매된 일본에서 이미 큰 인기를 얻는 등 검증을 받은 바 있다. 내년 상반기쯤 국내 출시될 후속작 '아이코스 멀티'에서도 보다 다양한 컬러가 채택될 것으로 전망된다.
BAT코리아가 지난해부터 판매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역시 화려하다. BAT코리아는 기본 실버, 블루, 핑크, 골드, 블랙 등 다섯가지 색상에 올해 초 겨울 시즌 한정판인 화이트 컬러의 '폴라(Pola)' 에디션을 선보였다. 지난여름엔 빛나는 메탈 느낌을 지닌 골드, 실버, 블랙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컬렉션'한정판도 판매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후발주자인 KT&G는 릴의 컬러로 화이트, 블루, 다크네이비 등 3종을 기본 채택, 출시했다. 지난 4월에는 은은하고 세련된 골드 컬러가 사용된 '샴페인골드 에디션'을 판매해 1만대 완판을 기록했다. 또한 이달 초 화려한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장식된 '릴 크리스털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판매를 시작한 후속작 '릴 미니'에는 기존 화이트에 민트 컬러가 추가됐다.
컬러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속속 개선된 신제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 모두 라운드 디자인을 통해 세련미를 더했고, 그립감을 높인 후속작들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새로운 트렌드 리더로 여성이 떠오르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컬러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에 출시한 튀는 컬러의 스페셜 에디션이 완판되는 것을 보면 어느정도 이를 입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궐련형 전자담배는 지난해 5월 국내 처음 출시돼 올 7월 기준 전체 담배시장에서 9.3%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22년에는 국내 흡연자의 3분1 가량이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