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 개막 임박…일각에선 아직 시기상조?
기사입력| 2018-09-04 08:06:42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의 개막이 임박하면서 자동차 산업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속속 정보통신(IT) 기술과 접목,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이에 자동차업체들은 수 년내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차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GM·구글 등, 완전 자율주행차 잇달아 개발
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1월 스티어링 휠과 페달이 아예 없는 자율주행 콘셉트카 '크루즈AV(autonomous vehicle)'를 공개했다. 크루즈AV는 볼트EV(전기차)를 기반으로 만든 자율주행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다.
레벨4는 사람이 전혀 운전을 할 필요가 없는 완전 자율 무인 자동차의 수준이다. 크루즈AV의 지붕에는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장비가, 차량 외부 곳곳에는 단거리·장거리 레이다와 카메라가 탑재돼 차량을 중심으로 전방위를 감시한다. GM은 이미 시험용 크루즈AV를 200대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내년 중 완전 자율주행차 양산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자율주행기술 자회사 웨이모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차량 호출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올해 말까지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하반기 중 테슬라의 자율주행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업그레이드한 '버전 9'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보쉬와 협업해 내년 하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만 일대의 한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험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는 로봇 벤처기업 ZMP, 도쿄의 택시회사 히노마루 교통이 일본 정부, 도쿄도와 손잡고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경기도가 제작한 국내 최초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이 4일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시범운행할 예정이다. 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자율주행차다. 미니버스 모양의 11인승차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입구에서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까지 5.5㎞ 구간을 시속 25㎞이내로 운행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2일 경기 의왕~인천의 40㎞구간 고속도로에서 화물 운송용 대형 트레일러의 자율주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트레일러가 결착된 대형트럭이 국내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3단계(레벨 3)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트레일러가 연결된 최대 중량 40t급 엑시언트 자율주행차 1대로 진행됐다.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인 '레벨 3'는 차가 장애물을 피하며 자동으로 계획된 경로를 달리며, 특정 위험 구간에선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단계다. 현대차는 오는 2021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완성 및 상용화가 목표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빈번한 사고에 소비자 불안 ↑… "아직 시기상조"란 시각도
이런 가운데 자율주행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애플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량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 애플은 '렉서스 RX450h' 차량에 자율주행 센서를 장착해 시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차량은 고속도로에 합류하기 위해 속도를 시속 약 1.6㎞로 줄이고 기다리던 중 시속 약 24㎞로 주행하고 있던 닛산 리프 전기차와 충돌했다. 당시 사고로 두 차량 모두 경미하게 파손됐으며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애플은 자율주행차 결함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에앞서 지난 3월엔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해 우버가 자율주행차의 시험운행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또한 같은 달 테슬라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도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중인 상태에서 고속도로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차량 2대와 충돌, 화재가 발생해 운전자가 사망했다.
이처럼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자율주행차의 완전 실용화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차량이 자율주행 차량으로 대체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면서 "다만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데 아직은 실제 도로를 주행하기엔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한 조건에서 엄격하고도 투명한 자율주행 안전 테스트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도로 인프라, 관련 법률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