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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우왕좌왕' A3 할인에 소비자 분통…'제2의 배출가스 스캔들' 의혹도

기사입력| 2018-08-03 09:00:23
아우디코리아가 최근 신형 A3 판매를 두고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판매방식, 할인율, 판매시기 등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인 가운데 아우디코리아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파격할인이 예정된 신형 A3. 사진=아우디
'제2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아우디코리아가 최근 신형 A3 판매를 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시중에서는 '신형 A3가 40% 정도 할인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아우디코리아측은 "내부 논의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소비자는 할인 소식에 아우디 매장을 찾았다가 '내부용'이라는 말을 들으며 헛걸음까지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아우디코리아가 이른바 '노이즈마케팅(구설수에 휘말려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아우디코리아는 독일에서 제기된 '요소수 조작' 혐의로 국내에서 환경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라 아우디코리아가 '제2의 배출가스 스캔들'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우디코리아·딜러사간 '엇박자'?…매장 찾은 소비자들 '헛걸음'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우디코리아가 2018년형 A3를 약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것이라는 얘기가 무성했다. 판매가 예정된 신형 A3는 가솔린 모델로, 평택항에 보관중인 약 3000대가 할인 대상이다.

실제 약 40%의 할인이 진행되면 A3의 판매가격은 3950만원에서 2300만~24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는 국산 아반떼 판매가격인 2370만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파격 할인소식에 소비자들은 아우디 매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는 등 관심이 쏟아졌다.

하지만 일부 딜러사들이 '임직원이나 딜러 전용 상품으로 일반 소비자에게는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소비자들은 헛걸음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인천에 거주하는 A씨는 "한정 물량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일부러 회사에 휴가를 내고 아우디 매장을 찾았지만 이같은 말을 듣고 크게 실망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차량 구입을 할 수 없게 된 A씨를 비롯한 소비자들은 '그림의 떡'이라며 아우디코리아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며칠이 지난 7월말쯤 아우디코리아측이 "신형 A3는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또 다시 시장이 혼란스러워졌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신형 A3 40 TFSI(가솔린) 차량에 대해 큰 폭의 할인을 적용해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할인폭이나 판매 시기, 유통 채널 등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며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힌 것. 이 관계자는 내부 직원용이나 딜러용이라는 표현을 전혀 쓰지 않았다.

이를 두고 수입사인 아우디코리아와 판매를 맡은 딜러사간 엇박자를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 B씨는 "수입사와 딜러사간 의견조율 없다가 부정적인 여론이 쏟아지자 아우디코리아가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공식 발표 이전에 할인 계획에 대한 소문이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혼란이 빚어진 것 같다"면서 "최대한 논의를 서둘러 이달 중 할인폭과 판매 시기 등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A3의 파격 할인은 수도권대기환경개선특별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해당 법은 연간 4500대 이상 차량을 판매하는 완성차 브랜드에 대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 저공해차 등 친환경차를 9.5% 이상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3는 아우디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량 중 유일한 친환경차 모델로, 법을 지키려면 A3 3000여대를 팔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A3의 경우 아우디코리아가 국내에서 판매중인 제품군 가운데 주력이 아니다 보니 손해를 감수하면서 파격할인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요소수 조작 조사중…'제2의 배출가스 스캔들' 될 수도

이런 가운데 아우디코리아는 '요소수 조작' 혐의로 환경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라서 3년전 물의를 빚었던 '제2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요소수 분사량 조작 소프트웨어 설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아우디 등 독일산 경유차들을 조사중이다. 환경부의 이번 조사는 앞서 독일 정부가 불법 소프트웨어가 적용됐다며 리콜명령을 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독일 정부는 아우디 등 일부 경유차량에서 연비를 높이기 위해 배출가스 오염저감 장치인 요소수의 분사량이 줄도록 하는 소프트웨어가 심어진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3년전 아우디·폭스바겐이 시험주행 때만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게 조작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다.

환경부는 실주행 등 테스트를 거쳐 오는 12월쯤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요소수 분사 조작 불법 소프트웨어가 실제 확인될 경우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라 인증취소, 리콜, 과징금 처분, 형사고발 등 관련 행정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특히 요소수 분사 소프트웨어 조작은 불법적 '임의설정'에 해당돼 최대 5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한 사실일 경우 인증 취소 2년여만에 다시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코리아로서는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코리아측은 "최대한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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