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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만에 단체행동 나선 bhc협의회…"본사, 협의한다더니 침묵 일관"
기사입력| 2018-06-15 09:03:59
치킨프랜차이즈 bhc 가맹점주로 구성된 bhc가맹점협의회(이하 bhc협의회)가 14일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선육과 해바라기씨유 납품 단가에 문제가 있다며 공정위의 재조사를 요청했다. 지난달 23일 국회 정문 앞에서 설립 총회를 열고 본사만 매불리는 식의 영업행태에 문제를 제기한지 2주 만에 '2차 시위'에 나선 것. bhc협의회측은 공정위 앞에서 집회를 연 배경에 대해 "bhc가 상생파트너로서 협의절차 진행을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bhc협의회는 지난 집회에서 본사 측에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품목의 공급원가 인하 ▲주요 공급품 원가 내역과 품목별 마진율 공개 ▲가맹점에서 걷은 광고비·가공비 등 부당이익 내역 공개와 반환 ▲부당 갑질 중단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한 자금 내역 공개 ▲주요 임직원에 대한 주식공여와 배당 내역 공개 ▲가맹점 협의회 공식 인정 등을 요구했다. 당시 bhc 측은 "bhc협의회 구성을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갑을 관계가 아닌 파트너이자 공생의 관계로 가맹점의 이익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hc협의회 측은 "지난 집회 당시 bhc 본사에서 bhc협의회 구성을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집회 이후 공식적으로 bhc협의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협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전달한 요청 사항들에 대해 침묵으로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첫 집회의 경우 bhc측은 bhc협의회 측에 먼저 대화를 요청했지만 bhc협의회가 돌발행동으로 집회에 나서 난감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해당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처음과 두 번째 집회 모두 본사 측은 집회를 미뤄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bhc협의회는 현재 첫 집회를 통해 요구했던 납품 물류 단가 등의 투명성 제고 등을 바탕으로 협의를 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 bhc치킨 본사의 폭리를 입증하는 자료를 공식적으로 제출했다.
bhc협의회 측은 "bhc는 2015년부터 다른 업체에는 없는 '광고비'와 '가공비'라는 추가 비용을 붙여 가맹점에 공급해왔다"며 "외부에 노출되면 곤란한 가공비 200원을 기존 광고비 200원에 포함해 광고비 400원으로 구성해 신선육 한 마리마다 부과해왔다"고 밝혔다. 가맹점에 공급되는 해바라기유도 본사 입장과는 달리 일반 제품과 다른 특별한 품질을 갖추지 않았다며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주장했다. 특히 "불투명한 광고비 집행 과정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본사 정보공개서에 광고비 미징수 표기를 한 행위, 세금계산서 대신 계산서로 발급한 행위 등에 문제가 있다"며 공정위 조사를 촉구했다.
bhc협의회는 이날 김상조 공정위원장 취임 1주년 기념문을 통해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한 제재 강화도 요구했다. bhc치킨의 대주주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틴그룹(TRG)이다.
가맹점협의회는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해서는 국내 기업보다 사회적 감시체제가 상당히 미비해 음성적인 불공정 거래행위들이 상당수 발생해 왔다"며 "유한회사로 전환해 감시사각지대에서 수익성만을 극대화하기 위한 불공정 거래행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hc 본사는 가맹점주들을 본사의 수익성만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고 있고, 가맹점에 원·부재료를 최대한 싸게 사서, 비싸게 공급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bhc협의회는 "동일한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가맹점주들이 체감하기에는 국내 기업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위의 처벌을 받는다"며 "외국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는 기업에 속한 bhc가맹점주는 공정위의 현실적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bhc 본사는 bhc협의회의 두 번째 단체행동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도 집회에 나서는 식의 일처리로 인해 본사 매출 하락과 가맹점의 판매 매출하락-수익 감소 등으로 연결 되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hc측은 "본사에서는 협의회를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언제든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며 "bhc협의회와 대화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시위를 진행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