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구본무 LG 회장 별세…장자 구광모 상무 승계 본격화될 듯
기사입력| 2018-05-20 14:51:58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LG그룹은 이날 9시52분께 구 회장이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구 회장은 1년간 투병생활을 하는 가운데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평소 밝혔다"며 "장례도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해 고인의 유지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고 공개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가족 외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기로 했고, 애도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게 유족의 뜻"이라며 "생전에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마다하고 자신으로 인해 번거로움을 끼치고 싶어 하지 않았던 고인의 뜻을 따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손자이자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95년부터 총수에 올라 LG그룹을 이끌어 온 고인은 다양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핵심 사업인 전기·전자와 화학 사업은 물론 통신서비스,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였다.
특히 정도 경영의 대표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LG그 '기술개발력 제고'와 '세계화 추진' 등 제2의 경영혁신을 주도적으로 준비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한 것도 고인의 뜻에 따른 결과물이다.
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LG그룹 경영의 지휘봉은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쥐게 됐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고인의 양자로 입양된 구 상무는 내달 29일 열릴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계기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와병 중이던 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총괄 경영을 맡았던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당분간은 과도체제에서 구 상무에게 '조언자'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식씨와 구 상무, 딸 연경·연수씨가 있다.
한편 구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자 경제계는 고인의 생전 공로를 기리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구 회장은 미래를 위한 도전정신으로 전자·화학·통신 산업을 육성했고, 정도경영을 통해 고객에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경제계는 구 회장의 타계를 가슴 깊이 애도하며 한국경제의 번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구 회장의 정도 경영에 따른 노경화합은 혁신 활동의 기반이 돼 LG그룹이 험난한 구조조정을 이겨내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며 "구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고인의 뜻을 이어나가 하루빨리 우리 산업 현장에 선진 노사관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고인은 젊은이들의 앞날을 위해 교육·문화·예술 지원에 헌신한 우리 사회의 큰 어른으로 국내 경제가 재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구 회장과 같은 훌륭한 기업인을 잃은 것은 나라의 큰 아픔과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경제계는 고인의 뜻을 기리고 평소 가르침을 이어받아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국경제를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