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셋값 내려도 세입자 못구해…역전세난 우려 커져
기사입력| 2018-03-20 10:51:44
서울에 전세물량이 쌓이면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새 아파트 입주의 증가와 고가의 전세가를 기피함에 따라 서울의 전세물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시세보다 1억~2억원 가량 낮춘 급전세가 시장에 나오고 있어, 집 주인들이 당초 계약금액에서 전세금 일부를 돌려줘야하는 역전세난 현상도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4주 연속 하락했다.
갭투자 수요가 많았던 강남 요지나 강북의 전세가율이 높은 단지들을 중심으로 전세 공급이 넘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감정원 조사 결과, 송파구의 전셋값은 2월부터 6주 연속, 강남·서초구의 전셋값은 5주 연속 전셋값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들 지역의 일부 아파트는 2년전과 비교해 전셋값이 약 1억~2억원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재계약을 해야 하는 집주인은 전세 계약이 체결돼도 기존 세입자에게 일부 전세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얘기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갭투자자들이 전세물건을 점차 내놓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급한 물건의 경우 2억원 이상 싸지만 세입자를 찾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전세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는 새 입주 아파트일수록 더 심하다.
오는 6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이 14억~15억원에 형성됐다가 현재 12억~13억원으로 약 1억~2억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전셋값 약세 이유로는 고가 전세 기피 현상을 꼽을 수 있다.
강남권 전용 84㎡ 이상이면 전셋값이 10억원 이상인데 최근 정부가 강남권에 대한 탈세 등 세무조사를 강화하면서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전셋값 하락세는 강남뿐만 아니라 서울 강북 등 비강남권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수요가 많았던 노원·성북·마포 등지도 최근 전셋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입주물량이 많고, 갭투자자들이 내놓는 전세물건도 적지 않아서 당분간 전셋값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전셋값 하락이 지속되면 갭투자자들이 전세금 반환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서초·송파구 일대에서 약 1만가구에 육박하는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본격 이뤄지게 되면 국지적 전세난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