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에 조성중인 호반건설 신사옥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유력해지고 있는 가운데 헐값 매각과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오는 26일이나 이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호반건설은 지난 19일 대우건설 지분 50.75% 매각 본입찰에 단독 참여해 인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호반건설은 단숨에 '빅3' 대형건설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를두고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 평하고 있다.
시공 순위 13위인 호반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800억원이며, 3위인 대우건설은 11조1000억원으로 매출액의 차이가 약 10배 가량이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헐값 매각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입찰 가격으로 약 1조6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투입한 3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대우건설 매각이 석연치 않은 특혜의혹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3조원이 넘는 국민혈세가 투입된 대우건설을 헐값으로 넘기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산업은행이 석연찮은 의혹과 논란을 자초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전량 매각 원칙에서 분할 매각으로 방향을 바꾼 점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한 번에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40%만 매입한 뒤 나머지 10.75%는 3년 후 인수하는 '분할 매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측이 예비입찰에서부터 대우건설 분할매각 가능성을 밝혔다면 경쟁이 조금 더 치열지고 '제값'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매각 과정이 정당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측은 "아직 대우건설 인수자로 호반건설이 결정된 것도 아니며 적격 대상자 중 한 곳만 본입찰에 참여한 것"이라면서 "분할 매각도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 전에도 덩치가 큰 기업의 경우 분할 매각 시도는 계속 있어왔다"고 밝혔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