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건설기술연구원
'4일이면 집이 지어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은 국내 최초로 '모듈러 주택'을 개발하는 데 성공, 26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모듈러실증단지(라이품, Lipoom)에서 준공식을 개최했다.
모듈러(modular) 건축은 3차원 레고 블록 형태의 유닛(Unit) 구조체에 창호와 외벽체, 전기배선 및 배관, 욕실, 주방기구 등을 포함해 70% 이상의 주택 구성부품을 공장에서 생산 및 선조립한 후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조립·설치하는 공법을 의미한다.
건설연측은 "이른바 공장에서 주택을 찍어내는 시대를 연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가양동 실증단지 조성사업은 국토교통부 국가R&D사업으로 건설연 및 SH공사, 포스코A&C가 합작해 지난 1월 기공했으며, 완공 후에는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공급사업에 활용되며 오는 29일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준공된 주택은 지상 4층과 6층짜리 2동에 30호이며 지하 1층은 새로운 공영주차장으로 조성됐다.
모듈러는 6월 말 충남 당진의 공장에서 제작이 완료됐고, 가양동 현장에서 조립은 7월 13일부터 18일까지 휴일을 제외하면 4일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건설연 관계자는 "이번 가양모듈러실증단지의 완공으로 5층 이상의 모듈러주택 건축기술을 확보·실증하는 데 성공했다"며 "2018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충남 천안시에 제2호 모듈러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고, 향후 전국적으로 모듈러 공동주택을 확대보급 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모듈러 건축 시스템은 공장에서 생산한 후 현장에서 조립만 하면 된다는 간결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현대 건설산업이 당면한 문제를 돌파하고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인 건축 공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모듈러 건축의 특성상 기존 공법 대비 50% 이상의 공기단축이 가능하며, 건설공사의 고질적인 민원 문제 또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동시에 건물을 해체할 때에도 구성품이 건설폐기물으로 버려지지 않고 새로운 주택의 구조체로 재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건설연은 현재 12층 이상 중·고층 모듈러 건축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3년 이내에 선진국 수준으로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건설연 정준화 원장직무대행은 "모듈러 건축시스템을 통해 위기에 빠진 국내 건설산업에 하나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고용창출은 물론 제품수출도 가능하여 해외시장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고, 나아가 사회현안 해결에도 일조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 기술을 통해 국내 건설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