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내년 전국 아파트 분양(승인) 예정물량은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곳에 청약수요가 몰리는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8년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여파로 시세차익을 노린 일부 수요가 청약시장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아파트 분양(승인) 예정물량은 32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올해 공급 물량인 37만8276가구(예정물량 포함)에 비해 약 15% 감소한 수준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내년 전국 분양물량은 8·2대책과 가계부채 종합대책의 여파로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공급 물량 가운데 상반기에는 13만6524가구, 하반기에 24만1752가구가 분양 물량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분양물량 집중은 5월 조기대선과 6·19대책, 8·2대책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수도권은 경기와 서울, 지방은 부산과 경남지역 위주로 분양물량이 많았다.
2017년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은 13.03대 1로 2016년(14.35대 1)과 비교해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지역별 청약쏠림 현상은 지속됐다. 서울·부산·대구·세종시 등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훌쩍 넘었지만 충남은 평균경쟁률이 0.61대 1로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8·2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대상지역은 청약 1순위 자격이 강화돼 청약통장 가입 후 2년이 경과하고 납입횟수가 24회 이상이어야 한다. 또 가점제 적용비율이 확대돼 무주택자 실수요자의 당첨 확률이 높아졌다. 2018년은 신DTI 적용과 민간분양 아파트 분양가상한제 강화 여파 등으로 인기 지역으로만 청약 통장이 집중돼 지방 미분양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7년 전국 기준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격은 1175만원을 기록하며 2016년 1052만원 대비 123만원 높아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와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분양시장의 열기는 여전했다. 서울에서는 성동구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역대 최고 분양가인 3.3㎡당 평균 4750만원으로 분양하며 서울의 분양가 상승을 견인했다. 또한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연이어 분양하며 3.3㎡당 2131만원에서 2192만원으로 올랐다. 경기도는 성남시 판교더샵퍼스트파크가 3.3㎡당 평균 2300만원으로 분양하며 분양가 상승을 주도했다. 대부분 지역의 분양가가 상승한 반면 경남은 3.3㎡당 949만원에서 893만원으로 하락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0월말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현황(2017년 9월 말 기준)에 따르면 경남지역 미분양 주택이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경남은 지속적인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분양가 하락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분양가 상승세는 내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서울 강남구·영등포구·서대문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가 적용 대상으로 유력하며 지방은 대구 중구·수성구, 강원 속초 등 지역이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분양가상한제 대상지역은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의 2배가 넘는 지역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면서 ▲최근 1년간 평균 분양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이상 ▲최근 3개월간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분양 전 2개월의 평균 청약경쟁률이 5대 1(85㎡이하 10대 1) 초과 중 하나 이상 충족하면 지정이 가능하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이현수 연구원은 "내년 다주택자의 분양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져 실수요자의 청약 당첨 기회는 커졌지만 1순위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가 줄어 자금 마련 부담은 커질 전망"이라며 "예비 청약자는 자신의 무주택 여부, 대출가능 금액, 청약 1순위 요건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