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지하철 역세권 못잖은 간선급행버스(BRT)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BRT는 버스의 통행을 일반 차량과 분리해 운영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땅 위의 지하철'로도 불린다
또한 도심과 내·외곽을 주로 운행하고 있어 인근 아파트 가격과 분양 성적표에 상당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BRT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대표적인 곳은 세종시다. 세종시는 KTX오송역~세종시~대전 반석역을 잇는 BRT노선이 도시를 관통하는 핵심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은 곳이다. 실제 세종시는 BRT정거장과의 거리에 따라 집값이 차이를 보이고, 이는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11월 세종시 BRT 정거장 인근 '첫마을 1단지 퍼스트프라임'의 전용 84㎡는 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같은 생활권이지만 BRT 정거장과 거리가 있는 '첫마을 5단지 푸르지오'는 지난달 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BRT정거장 이용 여부에 1억원 이상의 가격차이를 보인 것.
BRT여부는 두 단지의 집값 상승폭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첫마을 1단지 퍼스트프라임'의 전용 84㎡는 지난 1년간 7000만원(3억2000만원→3억9000만원)이 오른 반면, '첫마을 5단지 푸르지오'의 전용 84㎡는 같은 기간 1000만원(2억7000만원→2억8000만원) 오르는데 그쳤다.
BRT 효과는 기타 수도권 및 지방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BRT노선 정거장이 인근에 분양되는 신규단지는 연일 1순위 마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청라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청라 호수공원 한신더휴'는 청라국제도시와 서울 강서구를 잇는 BRT노선 청라국제도시역이 인접한 입지조건이 부각되며 평균 14.37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가구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또 7월 대전 반석동에서 분양한 '반석 더샵'은 대전과 세종을 잇는 BRT노선 반석역이 가까워 주목 받은 결과 평균 57.72대 1로 전 가구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업계 관계자는 "BRT가 땅 위의 지하철로 불릴 만큼 핵심 교통수단으로 주목되면서, 최근에는 신설 계획을 추진하거나 확정 지은 도시들도 속속들이 늘어나고 있을 정도"라며 "이에 지하철이 미치지 못한 지역 내 BRT 정거장이 가까운 아파트는 역세권 아파트 못지않은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분양시장에서도 BRT정거장 인근 아파트는 인기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