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목! 우리 동네 상권]핫 스팟-핫 플레이스 ⑦'플래그십 1번지'로 우뚝 선 대한민국 최고 상권 강남역 일대
기사입력| 2017-10-25 09:03:37
일일 유동인구 30만명, 단일역으로 가장 많은 사람(20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통과 광역버스 노선수만 60여개….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첫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상권인 강남역에 따라붙는 각종 수치는 화려함 그 자체다.
너비 50m, 왕복 10차선의 강남대로와 테헤란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강남역은 한남대교를 통해 강북, 강남 및 성남시와 이어져 서울의 남부 관문 역할을 한다. 이들 도로를 통해 60여개 노선의 광역버스가 지나고, 지하로는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등 교통의 중심지라는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강남역을 중심으로 반경 700m 이내에 주거 인구수는 2만5730명, 직장 인구수는 15만9975명으로 주거시설 밀도가 매우 낮고 상업시설 및 업무시설 밀도가 매우 높은 복합지역이라는 특성까지 더해져 서울 최대 상권으로 성장했다.
▶왜 강남역이 대한민국 최고 상권인가?
강남역 상권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복합상권으로 많은 유동인구가 발생하고 있다. 강남역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패션, 문화, 유흥 및 복합적인 상권이 이루어져 있으며 남쪽으로는 삼성 타운 및 대규모의 업무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10대부터 5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의 소비층을 만족시킨다.
강남역 상권이 '핫'한 것은 튼튼한 상권의 조건을 대부분 갖췄기 때문이다. 일단 소비수준이 가장 높다는 화이트컬러 오피스상권이다. 상가정보연구소가 밝힌 강남역 상권내 직장 인구 소득을 살펴보면 남성은 373만~433만원, 여성은 272만~316만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남자 근로자 월 평균소득은 390만원, 여자 평균소득 236만원으로 조사돼 강남역 상권 직장 인구 수요의 소득 수준은 남성, 여성 공히 높다.
또 일반적인 오피스상권은 주말이 공허하지만 강남역 주변은 주변에 좋은 주거시설도 있다. 래미안 서초에스티지와 에스티지S 그리고 서초 푸르지오 써밋 등 최고급 단지를 비롯해 우성아파트와 신동아아파트, 무지개아파트 등 배후 주거단지가 받치고 있다.
여기에 역세권이어서 어디서든 접근성이 좋은 데다 내로라할 어학원, 유학원 심지어는 대입학원인 대성학원까지 모여 있어 학생들도 끊이질 않는다. 이런 이유로 광화문이나 명동보다 투자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지상은 플래그십스토어 1번지…지하는 최신 트렌드 각축장
강남역 상권은 크게 강남역~신논현역 사이의 강남대로와 서울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의 환승역인 강남역 지하상가로 나뉜다.
우선 강남대로의 양 옆 상권은 치열한 경쟁과 높은 임대료로 인해 소규모 매장보다는 대기업 및 프랜차이즈 업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거점 점포인 플래그십스토어(flagship store)들이 대거 몰려있다.
강남역에 플래그십스토어가 몰려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해 타킷층이 넓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지역에서 하루 220억원대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강남역의 플래그십스토어는 스포츠와 카카오프렌즈, 글로벌 푸드체인이 주를 이룬다.
우선 언더아머가 올해 1월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을 잡겠다며 강남역에 브랜드 하우스를 세웠고 나이키, 뉴발란스, 데상트코리아의 매장이 큰 규모로 입점해 있다. 여기에 아디다스가 국내 최대 규모로 플래그십스토어 오픈을 준비 중으로 알려져 강남역 상권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들의 각축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주말이면 기본 30분은 줄을 서야만 입장할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와 국내에 수제버거 열풍을 이끈 SPC그룹의 '쉐이크쉑'이 강남역 대로 양 옆에서 자리잡으며 강남대로의 유입인구를 바짝 올려주고 있다.
'지하상가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강남역 지하상가는 고속터미널이나 을지로처럼 지하상가가 따로 있는 역이 아니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출입구부터 지하철 개찰구까지 자연스럽게 상가가 늘었다.
약 210개의 상점이 몰려있는 이곳에는 패션, 뷰티, 휴대폰, 액세서리, 신발 등 다양한 매장들로 구성됐다. 특히 상가 자리를 입찰받은 사람과 실제 상가를 운영하는 사람이 달라 여러번의 전전세를 겹쳐 비싼 수수료를 내고 가게를 운영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확실한 매출을 올릴 방법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 맛과 인기가 검증된 인기 F&B(음식, 음료사업) 프랜차이즈가 늘고 있다.
▶테스트베드형 상권으로 주목…검증된 브랜드로 위험 줄여야
강남역이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으로 인정받다보니 임대료는 당연히 오르고 있다. 그런만큼 비싼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콘텐츠 강자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강남역 상권의 평균 임대료는 올 초에 비해 조금 떨어졌지만 초역세권에 해당하는 대형 점포들의 경우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월세와 보증금을 유지하고 있다. 강남역 주변에서 가장 복잡하기로 유명한 강남역 10번 출구 앞 지상 1층은 전용면적 396㎡에 보증금 60억원, 월세 1억7000만원대라고 알려졌다. 또 신논현역 인근의 한 브랜드 매장은 월세가 2억5000만원대까지 올랐다.
그러다보니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골목 구석구석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맛집과 카페, 주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강남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700m 이내 상가 업소 수는 총 3915개이다. 이 가운데 음식업이 1929개로 가장 많고 이어 도소매업 1075개, 서비스업 911개 순이었다.
강남역 주변 상권은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다. 맛집들은 젊은 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메뉴와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카페들은 단순히 차를 마시고 사람을 만나는 장소가 아닌 다양한 콘셉트의 힐링 문화공간이자 이색 데이트코스로 재탄생하고 있다.
동시에 20대 고객 비중이 가장 높다보니 강남역은 새롭게 등장하는 업체가 가장 먼저 입점하는 '테스트베드형' 상권으로 평가된다. 가령 최근 사람들 수요가 증가하는 왁싱(제모) 전문점이 속속 입점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강남역 지하상가 역시 트렌드에 민감하다. 지난 2013년 한국에 버블티가 들어와 한창 인기를 누릴 때 지하상가 광장에는 버블티 전문점이 가득했고 한때 생과일과 우유, 얼음을 가득 갈아 넣은 메뉴를 내세우던 카페도 강남역 지상의 번화가보다 지하상가에 먼저 생겼다. 최근에는 건강 트렌드를 따라 간단한 식사대용의 고구마빵, 한입김밥 등 간식거리들이 주로 판매된다.
강남역 상권은 다분히 지하철 승하차 인원의 패턴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강남역 승하차 인원의 패턴을 살펴보면 오후 6~8시에 방문한 소비인구가 상권 내에서 약 2~3시간 정도 머문 이후 오후 9시~11시에 빠져나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빌딩투자자문협회의 한 관계자는 "강남역 주변은 주로 저녁에 방문하는 유동인구가 높다보니 음식점과 카페 등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워낙 임대료가 높은만큼 강남역 상권에 신규 진입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강남역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역 인근 상가는 임대료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1층 뿐만 아니라 2층도 수익이 안나는 곳이 많다"며 "맛집이나 소규모 옷집 등의 창업을 생각한다면 젊은 층의 입맛이나 선호 패턴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될 수 있으면 인기가 검증된 브랜드를 고르는 게 위험도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