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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OLED 패널 기술적 결함 비방 광고…TV 시장 놓고 LG전자와 신경전
기사입력| 2017-10-17 07:54:02
삼성전자가 최근 LG전자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비방하는 듯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LG전자와 달리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방전'에 나선 듯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QLED TV 판매가 올해 저조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세계 TV 시장에서 올레드 TV 진영의 영향력이 확대를 막기 위해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말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QLED vs OLED: The 12-Hour Image Retention Test)'라는 제목의 1분43초 분량 동영상을 게재했다. 대형 강당에 무대를 세우고 LG전자의 55인치 OLED TV(LG OLED55B7K)와 자사 55인치 QLED TV(Samsung QN55Q7F) 두 대를 나란히 배치한 삼성전자는 6명의 프로 게이머를 섭외해 이들에게 12시간 동안 두 TV를 통해 게임을 하게 했다. 릴레이 게임을 마친 후 전원을 끈 두 TV의 잔상을 비교했더니 LG OLED TV에는 여러 곳에 잔상이 나타난 반면 자사 QLED TV에는 잔상 하나 없이 깨끗하다는 메시지로 동영상은 끝이 난다.
자사제품 홍보시 경쟁사의 제품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칫 비방광고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법정 소송 등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 수 있는 탓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OLED TV 관련 동영상은 달랐다. LG전자의 제품명까지 표시했다.
OLED TV는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질을 이용한 OLED 패널을 장착한 TV로 LCD TV와 달리 화면 뒤에서 빛을 쏴주는 광원(백라이트)이 필요 없기 때문에 TV를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LG전자가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에 비해 QLED TV는 무기물질인 퀀텀닷(양자점)을 사용한 TV로 삼성전자가 LG의 OLED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해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으로 만든 필름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에 넣어 화질을 개선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 TV 시장에서 LG전자를 필두로 한 올레드 진영과 삼성전자가 이끄는 QLED 진영의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게재한 이번 동영상은 세계 TV시장에서 LG전자에 대한 사실상 선전포고와 같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또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LG전자의 제품명까지 표출하면서 노골적으로 '비방 마케팅'을 펴는 것은 프리미엄 TV 부문 부진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2분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은 소니(37.7%), LG전자(33.5%), 삼성전자(17.0%) 순이었다. 프리미엄TV에서의 승부는 LG전자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조바심으로 삼성전자가 비방 동영상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삼성전자의 OLED 관련 유튜브 영상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만 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직접적인 제품비방에는 불쾌감을 표했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실험 결과는 자의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라며 "평가 기준의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회사명과 제품명까지 명기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 행위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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