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8·2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안떨어져…정부 기대 못미쳐
기사입력| 2017-09-27 11:26:19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둔화된 모습이지만 정부의 기대만큼 하락세로 전환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재건축 아파트의 개발 호재로 가격 상승폭이 다시 커지고 있어 서울 아파트값이 8·2대책 이전으로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8·2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9월 말 현재까지 약 두 달 간 0.37% 올랐다.
대책 발표 직전 두 달 간 매매가격이 3.67% 오른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서울 지역별로 보면 강동구는 8·2대책 전 두 달은 5.45% 올랐다가 대책 이후 0.08%로 많이 둔화됐다.
강남구도 대책 발표 전 4.11% 올랐다가 대책 이후 0.01%로 상승폭이 많이 줄었다.
송파구는 6.06%에서 0.36%로, 서초구는 3.76%에서 0.3%로 각각 오름폭이 감소했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노원구 역시 대책 전 두 달은 5.59% 올랐다가 대책 이후에는 0.25%로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또한 8·2대책 후속으로 투기과열지구내 조합설립인가 이후 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대책 발표 직전 두 달 간 5.13% 상승했다가 대책 이후 약 두 달 동안은 0.39% 하락했다.
강동구가 대책 이후 -1.94%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남구가 0.67% 내렸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거래량도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9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신고일 기준 7703건으로 일평균 296.2건이 거래됐다. 이는 전월 479건의 61.7%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아울러 작년 9월 신고건수(1만839건, 일 361.3건)와 비교하면 82%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이 발표를 앞두고 있어 소비자들이 아직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2대책 이전과 비교하면 평균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 아파트값 움직임을 보면 가격 불안요소는 아직 존재한다는 업계의 분석도 있다.
실제 서울 재건축 아파트들은 8·2대책 이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잠실 주공5단지 50층 재건축 허용'의 영향으로 가격이 지난 15일 이후 2주 연속 오름세로 전환했다.
잠실 주공5단지 112㎡는 이달 들어 최고 16억원에 거래되는 등 8·2부동산 대책 이전 최고가(15억7000만원)를 넘어섰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잠실 주공5단지 가격 상승은 인근 강남구 대치동 은마·개포 주공1단지,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강동구 둔촌 주공 등 거래가 가능한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따라 8·2대책 효과가 정부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8·2대책 발표 이후 시장은 초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추가 대책 발표가 늦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일 서울 아파트값이 또다시 요동을 치게 되면 정부의 가계부채대책이 앞당겨 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