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위 분양 의혹'이 제기된 충북 청주 방서지구의 중흥 S-클래스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공고. 표시된 부분을 확인한 입주예정자들은 다른 동의 경우 지하 2개층 규모로 지하 주차장이 시공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중흥건설측은 "표기상의 오류"라며 허위 분양 의혹을 일축했다. 사진출처=중흥건설
시공능력 평가 순위 30위권대인 중견건설사 중흥건설이 연이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건설중인 아파트가 사기 분양 논란에 휩싸인데 이어 또 다른 건설현장에서는 근로자가 사망한 채 발견된 것.
더욱이 입주한 아파트 곳곳에서는 각종 하자가 발견돼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가하면 일부 아파트의 경우 사기분양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이로인해 일각에서는 지역 건설사에서 '명품 주거단지'를 내세워 전국 주택 시장에 진출한 중흥건설이 외형확장 만큼이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루 지나 사망 근로자 발견…인력관리에 '허점'?
3일 경찰·업계에 따르면 2일 오전 9시 30분쯤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중흥 S-클래스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인 A씨(60)가 숨진 채 발견됐다.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던 A씨를 출근한 동료가 보고 신고한 것.
경찰은 A씨가 전날인 1일 오후 늦게까지 혼자 건물 외벽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A씨는 철제로 된 높이 1.1m 작업판에서 천장과 벽면 그라인더 작업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를 제외한 다른 현장 근로자들은 당일 오후 5시전에 모두 퇴근해 A씨의 사망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발견 당시 A씨는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 등 안전장비를 모두 착용한 상태였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각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또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도 함께 조사할 계획이다.
또한 중흥건설 공사 현장의 인력 관리 '허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씨는 평소 주거지가 멀어 다른 동료들보다 늦게 출근하고 늦게 일을 마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작업 중이던 근로자가 다음날이 되어서야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장 인력 관리가 소홀했거나 허점이 있었던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건설 근로자는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관리자에게 출퇴근을 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중흥건설은 일단 경찰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해당 사고에 대해 조사중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지하 2층 주차장인줄 알았는데…사기 분양 의혹에 "표기상 오류"
중흥건설이 지은 아파트에서 "하자 투성이"라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광양만권 최대 명품주거단지를 내세우며 전남 순천시 해룡면 신대지구에 조성된 중흥건설 아파트의 경우 하자신고가 잇달았다. 현재 30층짜리 아파트 82개 동, 5개 단지에 7376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3개 단지 2831가구는 분양이 완료돼 공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신대지구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은 수년째 부실시공을 주장하고 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집 거실과 주방 바닥에서 삐걱삐걱 소리가 나는가 하면 화장실 벽의 타일이 떨어져 나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순천시가 지난해 신대지구 아파트 하자 조사를 해보니 접수된 것만 무려 18만 건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중흥건설측은 "접수된 것 가운데에는 하자로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입주민들은 지난해 4월 "중흥건설이 제대로 하자보수를 해주지 않았다"며 7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허위 분양 의혹도 중흥건설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중흥건설이 충북 청주시 상당구 방서지구에서 짓고 있는 중흥 S-클래스 아파트의 입주 예정자가 지하주차장이 모집공고와 다르게 시공됐다며 "이는 명백한 사기분양"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
이 곳 중흥S-클래스는 지하 2층, 지상 29층, 22개 동 규모로 1595세대가 분양됐으며 입주는 2018년 9월 예정이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해당 단지의 112동 주차장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당시 지형여건 상 116~122동은 지하 1층 주차장으로 시공되고, 나머지는 지하 2층으로 시공된다는 말을 듣고 계약했다.
이 아파트 모집공고에는 단지 내 지하주차장을 2개층 통합주차장으로 조성한다는 내용과 함께 116동∼122동은 지형 구조상 1개층으로 건설한다고 예외를 명시했다. 112동 입주 예정자인 A씨는 "당연히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질 줄 알았는데 지하 1층으로 시공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청주시 등에 "중흥건설의 분양사기 의혹이 짙다"며 구제를 신청했다.
이에대해 중흥건설은 "절대 사기분양이 아니다"며 "단순 표기 오류였다"고 해명했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공고상에 표기가 누락된 것"이라며 "설계도면상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해당 문제가 제기된 이후 112동 입주예정자 52세대에 사과(안내)문을 발송했다"면서 "공정위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따로 보상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흥건설은 대한건설협회가 발표한 '2017년 건설사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8575억원으로 전국 39위에 올랐다. 올해 중흥건설은 전국 13곳에서 1만20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