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고 '부촌(富村)' 자리를 놓고 강남과 서초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는 강남구가 부촌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과천과 성남이 각각 1위·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15년간 3위 였던 용인은 6위로 밀렸다. 1기 신도시 가운데 분당은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114 REPS(Real Estate Power Solution)에 따르면 2001년부터 서울 아파트값은 10년 넘게 줄곧 강남구가 1위를 지켜왔다. 강남은 압구정동과 도곡동, 대치동, 개포동 등이 대표적인 주거지역으로 한강변에 위치한 압구정동은 전통 부촌으로 상징된다.
그러나 강남구는 2012~2014년까지 3년동안 새 아파트가 속속 들어선 서초구에 부촌 1위 자리를 내줬다. 2012년 말 기준 서초의 호당 평균 매매가격은 9억9934만원으로 강남의 9억8326만원보다 높았다. 그러다가 2013년부터 강남 아파트값이 회복하면서 강남이 2015년 1위 자리를 탈환했고 최근까지 부촌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올 6월 23일 기준 강남, 서초의 호당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12억9111만원, 12억9008만원 수준이다.
경기도 부촌 1위는 과천시(6월 기준 8억4029만원), 2위는 성남시(5억7130만원)다.
2001년부터 최근까지 1위와 2위 자리는 변함없이 유지되어 왔다. 반면 2001년부터 경기도 부촌 3위 자리를 유지했던 용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한 아파트값 회복이 더뎠다. 또한 하남에 아파트값이 높은 하남미사보금자리지구와 위례신도시 등이 본격 입주를 시작하면서 작년에는 3위 자리를 하남에 내줬고 광명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안양에도 밀려 경기도 6위로 자리로 내려왔다. 현재 하남시 호당 평균 매매가격은 4억9347만원, 용인시는 3억8331만원으로 1억원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1기 신도시(성남 분당, 고양 일산, 부천 중동, 안양 평촌, 군포 산본) 가운데 호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분당으로 5억7560만원이다. 2001년 이후 1위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1기 신도시 부촌 2위 자리는 평촌과 일산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일산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2위 자리를 지켜 왔지만 2011년 평촌(평촌 3억6801만원, 일산 3억5957만원)에 밀려 부촌 3위로 내려왔다. 2012년 일산이 2위 자리를 되찾았지만 또다시 평촌에 내줬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고점을 기록했던 2006년말 평촌과 일산의 호당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4억2216만원, 4억5883만원 수준이었고 올해 6월 현재 각각 3억9399만원, 3억8433만원 수준이다. 부동산114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일산은 평촌에 비해 아파트값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평촌이 고점대비 90% 넘게 회복한 반면 일산은 80%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