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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해진 KT·LG유플러스 연합전선, SK텔레콤과 거실전쟁 벌인다
기사입력| 2017-06-21 08:17:42
KT와 LG유플러스의 연합전선이 견고해지고 있다. 지니뮤직(전 KT뮤직)을 통한 음악 플랫폼 사업 제휴, 스팸 차단 공동 서비스에 이어 최근 양사가 함께 스마트폰 주소 검색창을 통한 번호안내 서비스를 시작한 것. 이같은 두 회사의 연합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는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서비스 시장 경쟁력 확대라는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다.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있는 AI음성비서 서비스를 바탕으로 연결성 확대를 꾀해 이동통신시장에서 만년 2위, 3위에 고착됐던 순위도 바꿔보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양사가 협업을 통해 올해 선보인 서비스의 대부분이 AI음성비서 스피커와 연결성이 높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경쟁사간 이해관계에 따라 적에서 동지가 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직접적 사업 협력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4차 산업 혁명의 중심에 있는 AI 서비스를 시장 경쟁력 확대를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니뮤직·스팸차단·주소록검색창서비스 잇달아 제휴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와 LG유플러스가 협력을 통해 스마트폰 내 주소록 검색창을 통한 번호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소록 검색창 서비스는 410만개 이상의 상호검색과 함께 자주 전화하는 상호를 업종별로 분류해 전화번호를 안내해 주는 게 특징이다. 주소록의 검색창을 통해 찾고 싶은 상호 또는 업종을 입력하면 거리나 방문자 순으로 검색 결과의 확인이 가능하다.
특히 상호의 상세 화면에선 전화번호와 주소 및 위치 등 상세 정보를 한 번에 확인이 가능하고 내비게이션 길안내와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대중교통 및 도보안내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주소록 내 별도의 '홈페이지' 아이콘을 통해 병원과 약국, 은행 등 일상생활에 주로 이용하는 업종을 선별해 위치 기반으로 전화번호를 안내해준다. KT는 통화가 많은 순으로 제공하며, LG유플러스는 병원과 약국의 요일별 운영 정보를 제공한다.
주소록 검색창 서비스는 AI음성비서 서비스의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AI음성비서 서비스와 연결 확장성이 높다. KT와 LG유플러스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음원과 스팸차단에 이어 올해에만 세 번째다. 음원서비스는 상황에 맞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점을 내세운 AI음성비서 서비스의 기본 서비스 콘텐츠 확장에 효과적이며, 모든 업무를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시대에 스팸전화를 차단은 AI음성비서 서비스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 중 하나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KT 자회사 지니뮤직 지분 15%를 267억원에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랐고 LG유플러스의 음원서비스업체를 지니뮤직으로 변경했다. LG유플러스는 이어 이달초 KT 계열사인 후후앤컴퍼니와 손잡고 스팸전화·문자 차단앱인 '후후'를 LG유플러스용으로 출시했다.
▶국내 AI음성비서 시장, 이통사간 경쟁 치열
AI음성비서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 경쟁은 올해 초부터 이동통신사들을 시작으로 본격화 됐다. 무선 인터넷망이나 와이파이 망을 이용해 서비스가 제공되는 점에서 시장경쟁에 가장 빨리 뛰어들었다. 결합상품 등을 활용해 통신과 플랫폼 사업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홈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AI음성비서 서비스는 스피커가 주요 매개체로 활용된다. AI 비서 서비스를 탑재한 AI스피커 시장이 최근 확대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음성인식 AI비서가 탑재된 AI스피커를 통해 홈 IoT 허브를 선점, 생활의 중심인 거실을 장악해 홈 IoT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업계에서 AI음성비서 서비스 거실전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최근에는 이통사를 넘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업계 뿐 아니라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AI음성비서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사업 협력 중심에는 지니뮤직이 있다. LG유플러스는 KT 음원서비스 계열사인 지니뮤직의 2대주주에 올라있다. 그동안 음원서비스는 플랫폼은 독립적 서비스로 제공되기보다는 통신사와 연계돼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통신사 마케팅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부각되고 있는 AI비서가 서비스가 대부분 스피커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공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서비스다. AI음성비서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음원서비스를 중심으로 양사간 혈맹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의 거실전쟁에서 가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음성비서 스피커 '누구'를 출시, 7개월 만인 지난 5월 10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SK텔레콤은 누구의 일상 대화량은 1억건이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KT가 지난 1월 출시한 AI음성 스피커인 '기가지니'의 판매는 현재까지 5만대를 넘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당초 올해 판매목표로 내세운 50만대의 10%에 불과한 수치다. KT가 직접적인 판매수치를 밝히고 있지 않고 있는 것도 판매 부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의 경우 AI음성비서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했다. 따라서 SK텔레콤과 맞서기 위해 KT와 LG유플러스의 연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SK텔레콤과 KT는 '누구'와 '기가지니'의 후속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각각 후속모델 개발은 어느 정도 끝난 상태로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자체 AI스피커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진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제품 출시보다는 기존 업체와 협업을 통한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T도 기가지니 후속모델의 경쟁력 확보를 IoT에서 찾고 있다. 가전 제어 등을 통한 스마트홈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LG유플러스와 협업을 추진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있다. LG유플러스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여부다. LG유플러스는 KT외에 네이버로부터 AI스피커 관련 협업을 제안 받은 상태다. 자체 제품 개발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AI스피커의 기본이 되는 음성인식 알고리즘 개발이 필요하든 것과 후발주자로서 기존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뺐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제품 생산보다는 사업적 제휴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