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미래에셋대우 '줄징계' 불명예…그룹내 불투명한 내부거래도 구설
기사입력| 2017-04-25 09:03:03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통합해 탄생한 '공룡 증권사'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잇달아 징계를 받는가하면 미래에셋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이는 등 미래에셋그룹이 연이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의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아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았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제재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눈총을 받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향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에게 쓰나미처럼 악재가 몰려오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그룹의 계열사들이 내부거래 공시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7억여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게다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가족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부터 거둔 매출이 매년 폭증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줄징계' 불명예…초대형 투자은행 진출에 '걸림돌' 되나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6조7000억원의 초대형 증권사로 재탄생한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유안타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은 2009~2015년 고객의 일임형 CMA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지난 21일 4개사에 기관경고·주의와 임원 감봉 조치를 내리고,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가장 많은 100억원의 리베이트를 챙겨 가장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대우는 올 1분기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제재를 받아 체면을 구겼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에 대한 제재건수는 총 33건으로, 미래에셋대우는 가장 많은 3건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는 특정 고객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 제재를 받았고, 골프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37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한 달간 베트남 하노이 소재 빌딩 관련 25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청약절차를 위반한 것이 적발돼, 기관주의와 함께 규정상 최고 금액인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징계로 물의를 빚던 미래에셋대우가 2분기 시작과 동시에 또다시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당국의 제재와 신뢰도 추락으로 인해 초대형 IB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5월초 초대형 IB 육성방안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6월에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단기 어음을 발행해 절반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하는 초대형 IB가 등장할 전망이다. 금융위도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에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외국환업무 등을 허용하는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초대형 IB 제도 시행에 따른 활발한 신사업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는 6조7000억원의 자기자본 규모 1위사로 초대형 IB 경쟁을 주도하고 있어 관심이 높다. 그러나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주주 문제로 새로운 사업 시행이 당분간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 IB 인가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리베이트와 관련된 금감원의 제재가 다음달 금융위에서 확정돼 과태료가 정해진 후에나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당국의 '줄징계'가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 IB 진출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룹 내부거래 '꼼수'…오너 비상장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미래에셋그룹의 '투명하지 못한' 내부거래도 도마에 올랐다. 미래에셋그룹은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의무를 위반해 지난 18일 공정위로부터 7억2392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4개 계열사에서 13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된 것.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생명보험간 자금거래를 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거나, 공시를 하지 않은 거래가 11건으로 드러났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유가증권 거래를 하면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고, 게임사인 와이디온라인도 시니안과 유가증권거래를 하면서 공시기한을 지연해 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업집단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올라있는 미래에셋그룹 내 핵심 비상장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 등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당초 부동산업을 주목적으로 만들어진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이 48.63%, 박 회장의 부인 김미경씨가 10.24%, 세 자녀가 각각 8.19%씩 보유하는 등 오너 일가가 90% 넘게 지분을 가진 사실상의 가족회사다. 그런데 점차 호텔 및 골프장 운영, 금융자문, 음식점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며 계열사 일감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컨설팅이 주요 계열사로부터 거둔 매출은 2014년 12억원, 2015년 87억원, 2016년 141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미래에셋그룹 행사의 상당수가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포시즌스호텔과 블루마운틴 골프장 등에서 열려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100%를 보유한 미래에셋펀드서비스도 순익의 거의 전부를 배당으로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98.3%, 2015년 99.7%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것. 심지어 2014년에는 당기순이익 29억978만원에 배당금은 30억원을 지급해 103.10%의 배당성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컨설팅이 계열사 일감을 독점하고 있지 않고 경쟁 입찰을 통해서 정해진 것"이라면서 "전체 매출 비중 중 계열사 거래 비중은 10% 정도로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래에셋컨설팅의 매출 1064억2600만원 중 내부거래에 해당되는 141억원은 전체의 1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라인인 12%를 여전히 넘어선 비율이다. 또한 매출이 2014년 176억에서 2016년 1064억으로 6배 증가하는 동안, 계열사 매출은 12억원에서 141억원으로 늘어 무려 1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최근 매출이 폭등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오너 일가 회사를 키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