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발렌타인데이다. 현대인들에게 초콜릿은 애증의 관계에 있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먹는 달달한 초콜릿은 최고의 간식이다. 하지만 초콜릿은 고칼로리, 치아변색, 충치의 원인으로 기피해야 할 음식 1순위이기도 하다.
최근 초콜릿에 대한 색다른 연구결과가 나와 이목이 모아진다.
일본 오사카대 오오시마 타카시 박사팀은 초콜릿의 주재료가 되는 카카오 콩을 연구한 결과 카카오 콩의 껍질에 구강 내 박테리아의 성장을 방해하는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을 확인했다. 충치의 원인이라고 지목된 초콜릿에 충치를 예방하는 성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연구를 진행한 오오시마 박사팀은 쥐에게 각각 설탕이 듬뿍 든 식단을 제공한 후 한 그룹의 쥐에게는 그냥 물을 주고 다른 쥐들에게는 카카오 콩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이 든 물을 주었다. 3개월 뒤 연구팀은 카카오 콩의 껍질 성분을 먹은 쥐에서 6개의 충치를 발견한 반면, 그렇지 않은 쥐에서는 14개의 충치를 발견했다.
카카오 콩에 들어 있는 코코아폴리페놀이 충치를 예방해 준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초콜릿의 경우 만드는 과정에서 충치 예방 효능이 있는 카카오 콩의 껍질은 대부분 버려진다. 또, 밀크초콜릿에는 카카오 성분이 15% 내외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는 우유와 설탕 등으로 이뤄져 있다.
박대윤 유디치과 목동파리공원점 대표원장은 "시중에 판매 하고 있는 초콜릿에서 충치예방 효과를 기대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미래에는 충치 걱정 없는 초콜릿이나 초콜릿 성분으로 만든 치약, 칫솔 등 다양한 구강건강 제품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충치는 초기 단계에선 별다른 통증이나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전체 구강면적에서 칫솔이 닿는 면적은 딱 4분의 1에 불과 하기 때문에 칫솔이 닿지 않는 부분에 충치균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충치 예방은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를 받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살 경우 충치뿐 아니라 구강 내 세균으로 인한 질병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스케일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과 양치질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칫솔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박대윤 대표원장은 "세균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 깨끗한 손가락으로 칫솔모 사이를 살짝 벌려 흐르는 물에 이물질을 제거하고, 정수기의 온수나 끓인 물로 칫솔을 가볍게 헹군 후 충분히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