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단종됐던 보해골드(왼쪽)와 10년만에 재출시된 제품
주류업계에도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저도주 트렌드 속에서 예전에 마시던 진한 소주를 찾는 역트렌드가 생기고 있는 것. 하지만 '다시 고도주를 즐기자'는 단순한 복고가 아닌 세련됨을 무장하고 나와 눈길을 끈다.
주류업체들이 알코올 도수 20도 이상의 소주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해양조도 최근 23도짜리 프리미엄 소주를 내놨다. 보해양조는 1992년 출시돼 2007년 단종된 '보해골드'를 10년만에 지난달 19일 다시 선보였다. 이번 재출시 결정은 소비자의 꾸준한 재판매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보해양조는 설명했다.
업체에 따르면 보해골드의 맛을 그리워하는 지역 소비자들이 매일 평균 한번 정도 고객상담실로 문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해골드가 다시 나온다는 소식에 전남, 광주 지역 700여 곳의 업소에서 사전 입고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보해양조측은 "소비자 요청에 따라 재출시를 결정해 한정 수량으로 선보이게 됐다"며 "소비자와 업소의 수요에 따라 유통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해골드는 일반적인 희석식 소주에서 보기 드문 국내산 쌀보리 곡물주정을 사용, 프리미엄 소주의 대중화를 처음 시도한 제품이다. 1990년대 중후반 전남 지역 소주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보해골드는 보해양조의 상징적인 브랜드이자 효자상품이었다.
이에 보해양조는 순수 국내산 쌀보리 곡물주정을 그대로 담아 예전 소주 맛을 재현했으며, 새롭게 보성녹차를 첨가해 깔끔한 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했다. 디자인 또한 기존 보해골드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 병 라벨에 변화를 주었다. 옛 제품보다 더 밝고 광택이 나는 금빛 라벨로 부드러운 이미지와 '소주의 왕' 같은 느낌을 더한 반면, 라벨 하단부에 새겨진 파도 이미지는 그대로 살렸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2017년 새해의 첫 제품으로 보해골드를 선택한 이유는 술 명문도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고, 소비자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 67년의 시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또, "단종된 보해골드를 기억해주시고, 찾아주신 분들께 지나간 추억을 되살려 드리는 것과 동시에 제품의 품질을 더욱 개선시켜 새로운 소비자와 추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재출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