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블루 소주가 '대선' 국면으로 전환한다.
이는 대통령 선거를 뜻하는 '대선(大選)'이 아닌 업체명인 '대선(大鮮)'을 표현해 제품 리뉴얼에 나선 것이다.
이번 리뉴얼에 대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현 정치상황과 맞물려 더욱 주목도가 높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부산지역 소주회사 대선주조㈜는 19일 기존에 생산 중이던 제품 시원블루(C1 blue)를 전면 리뉴얼해 20일부터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 17.5도인 알코올 도수는 16.9도로 낮추고 증류식소주 원액을 첨가했으며 병 라벨도 새 옷을 입혔다.
리뉴얼 제품에는 기존 시원블루 제조법인 부산 기장군 삼각산 지하암반수만 100%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천연감미료 토마틴, 이 회사가 특허 취득한 원적외선숙성공법 등이 그대로 적용됐다. 여기에 증류식소주 원액을 블렌딩해 도수는 순해졌으나 맛은 오히려 깊이를 더했다는 것이 대선주조의 설명이다.
대선주조 조우현 대표이사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국내외 각종 주류대회에서 수상 성적까지 거둔 기존의 시원블루 맛을 최대한 살리되 순하게 마실 수 있도록 도수를 낮추었다"며 "여기에 소주의 깊은 맛을 더하고자 증류식소주를 블렌딩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선'이라는 문구가 추가된 라벨이다. 대선주조는 일제강점기였던 1930년 일본양조에 맞대응하기 위해 대조선(大鮮)양조로 출발해 올해로 창립 87주년을 맞았다. 대선주조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의 술을 만들자'는 자부심으로 시작해 지금껏 부산소주를 이어온 저력으로 지난해부터 겪고 있는 판매부진의 어려움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대선'이란 이름에 담았다고 한다.
라벨 디자인은 이 회사의 예전 제품에서 가져와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대선주조는 1965년 '대선(大鮮) 소주'를 출시해 부산시민들의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을 가져와 50-60대 소비자들의 오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20·30대 소비자들에게는 복고풍 소주로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대선 시원블루 소주의 광고포스터도 두 종류로 배포된다. 하나는 1960년대 범일동에 위치했던 대선주조의 공장을 배경에 두어 이 회사의 오랜 전통을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대선으로 바꿉시다'는 광고카피로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직접적으로 권하는 식이다.
조 대표는 "대선주조는 올해로 87주년을 맞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으로 긴 세월 지역소주를 지켜온 가치가 남다르다"며 "'대선'이라는 이름만큼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정직하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원블루 리뉴얼의 주된 테마로 삼아 과감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지역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최선을 다해 대선 시원블루를 소비자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전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