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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자살보험금 안 주고 '논개'처럼 안고 퇴임?

기사입력| 2017-01-13 10:59:10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11월 자살보험금 지급을 생명보험사들에게 최후 통첩한 가운데 삼성생명이 아직까지 지급을 미루며 버티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의 이 같은 미온적 태도에 대해 '최순실 게이트'와 '특검'으로 인한 삼성그룹 내부 혼란을 이유로 꼽는다. 어수선한 정국으로 인해 대부분의 이슈가 세간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것을 이용해 삼성생명이 의도적으로 흐지부지 넘기려는 '잔꾀'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업계에서는 오는 28일로 3년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이 '논개'처럼 자살보험금 지급건을 떠안고 퇴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생보사들이 지급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고경영자(CEO) 해임권고까지 내릴 수 있다. 즉, 김창수 사장이 금감원의 징계를 받은 뒤 삼성생명을 떠날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생명은 결국 자살보험금 지급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금감원 최후 통첩에도 감감무소식?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삼성생명 등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보험사에 대해 영업 일부 정지부터 CEO 해임권고의 중징계를 예고했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에게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에 이자까지 지급하라고 강하게 압박 중이다. 삼성생명이 지급해야 하는 자살보험금은 1608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삼성생명은 금감원의 내방 조사 이후 지난해 12월 16일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적정한 지급방안을 검토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소명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후 3주가 지나도록 아직까지 지급 규모나 방법, 시기 등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빅3 가운데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 16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2011년 1월 이후 청구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생명도 지난 6일 교보와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하며 일부 백기를 들었다. 이 같은 행보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정부당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생명은 아직까지 자살보험금 지급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특검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삼성그룹을 정조준한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에 대해 특혜성 자금을 지원해왔다는 의혹을 받으며 특검 수사의 중심에 놓여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을 비롯한 삼성그룹의 모든 관심이 특검 수사에 쏠려있다"며 "현재로써는 삼성생명이 어떤 결정도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내용들은 삼성생명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나온 것"이라며 "그룹이 특검을 받는 것과 자살보험금에 대한 삼성생명의 결정은 별개"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탄핵 정국'을 빌미로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대부분의 일반 국민은 자살보험금을 주지 않고 있는 삼성생명과 금융당국의 대치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국민들의 모든 관심이 특검과 탄핵에 쏠려 있는 만큼 조용히 버티다 특검 이후 그룹차원의 행보에 발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기 말 김창수 사장, 징계 받아도 그만?

이와 맞물려 김창수 사장의 임기가 오는 28일 종료된다는 점 역시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4년 삼성화재 대표에서 삼성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긴 김 사장은 임기 만료 후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즉, 금감원이 불이행에 대한 징계로 CEO에 대한 해임권고 제재조치를 내리더라도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다는 것.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자살보험금 지급을 미루는 생보사들에게 ▲영업 일부·전부 정지 ▲인허가 등록 취소 ▲임직원 문책 경고 ▲임직원 해임 권고 등 중징계를 통지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인 사정으로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을 계속 이어가기에는 모양새가 좋지 않은 만큼 차라리 금감원의 제재조치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즉, 김 사장이 자살보험금 지급 문제를 모두 떠안고 삼성생명을 떠날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생명 측은 이 같은 시장의 분석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그럼에도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배임에 해당돼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는 불법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창수 사장이 이번 임기로 물러날지 연임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사안"이라며 "징계 시점도 맞지 않을뿐더러, 영업을 못하거나 업종등록이 취소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는 가운데 징계를 감수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억지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요구와 대법원의 판결이 상충되는 상황이기에 고심이 깊은 것"이라며 "오랜 시간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답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모든 생명보험사들을 굴복시킨 금감원으로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중징계를 하기에는 대법원의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걸리고, 그렇다고 지급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삼성생명 등에게만 예외로 두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자살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을 경우 이달 중으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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